[하이빔]현대기아차의 봄, 노사갈등 종지부 찍을까

입력 2017-05-02 09:39
수정 2017-05-02 09:48
매년 찾아오는 완연한 봄과 함께 자동차 업계도 임단협 시즌이 돌아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올해도 팽팽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고 상여금 800% 인상, 순수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기아자동차는 노조규약의 조합원 자격을 '기아차 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서 '기아차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로 변경, 비정규직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고 정규직으로만 꾸려진 노조를 구성했다.

현대차는 불과 6개월 전 지난해 임단협을 끝마쳤다. 장장 7개월에 걸친 임단협은 총 24차례의 파업과 12차례의 특근 거부로마무리됐으며, 생산차질 규모는 14만2,000여대, 3조1,000억원에 달했다.

1년마다 반복되는 임단협 과정은 제도적으로 보장된 것이라도 해도현대기아차에게 2017년은 매우중요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지난해 해외판매가 668만6624대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고,올해도 정치적 여파로 중국 시장이 불안해서다. 게다가국내 점유율은 2011년 75.0%에서 2015년 68.1%, 2016년엔 65.8%로 하락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국내 공장의 수출 물량이 크게 빠졌다는 점이다. 현대차가 전년 대비 12.5%, 기아차는 15.1% 줄었다. 반면 해외생산 볼륨은 현대차 3.1%, 기아차는 10.1% 늘었다. 국내에서 생산, 수출되는 것보다해외생산, 현지 판매 비중이 증가했다는얘기다. 무엇보다 해외 시장이 커지며 벌어진 일이지만 일부에선국내 공장의 고질적인 노사 갈등도 해외 생산 물량을 늘린 이유로 꼽고 있다.어차피 국내 시장이 포화인 상황에서 해외 수출 증대는 현지 생산으로 대응하는 게낫다는 판단에서다.

회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2016년 현대차 5.5%, 기아차 4.7%)로 떨어진 지 오래다. 자동차 제작 원가와 인건비가 오르고 국내 공장 파업에 따른 가동률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해외 공장은가동률이향상되면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최근 글로벌 제조사의 트렌드는현지 생산, 현지 판매다.시장이 있는 곳에 공장을 짓고, 현지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나라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완성차 공장 유치에 혈안이 돼 있고, 공장이 들어서면 다른 나라 공장과 생산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진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시장에 판매하려면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결국은 미국인들의 일자리 증대를 위해서다. 따라서 국내 공장이 일감을 유지하려면 연간 180만대에 불과한 한국 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러나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 갈등은 오히려 해외 생산 물량을 늘려주고 있으니 노조 또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제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노조의 투쟁 대상은 사측과 정부가 아니라다른 나라에서 가동되는 공장임을 말이다. 그들과 경쟁해서 해외로 나가는 물량을 막아야 한다.그 방법은 누구보다 노사가 잘 알고 있다. 실천하지 못할 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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