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에도 HUD 단다, 애프터마켓용 직접 써보니

입력 2016-12-13 09:02
수정 2016-12-15 16:55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 HUD)는 본래 1960년대 전투기에서 쓰이던 기술이다. 각종 정보들을 전면 유리에 투영, 조종사가 전방 시선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게함으로써 마하의 속도에서도 빠른대처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다.



자동차의 경우 2000년대 들어 BMW와 아우디 등이적극적으로 나섰다.이른바 운전 중 시선이 분산되는 '운전방해(Distracted driving)'를 줄여 사고를 예방하는 게 입증됐기 때문이다.운전자가 시선을 전방에 고정하면서도속도와 연료 잔량, 내비게이션 길 안내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HUD는 일반적으로LCD패널, 백라이트유닛(BLU), 반사렌즈 등으로 구성된다.

초창기 자동차 HUD는 제조사가 생산 단계에서 부착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 주로 고급차의 선택품목에 한정됐는데, 최근에는 애프터마켓용 제품이 속속 등장해HUD 또한 대중화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시중에 판매되는 HUD 제품은 기능에 얼마나 충실할까? 여러 제품 중에서도 에이치엘비가 내놓은 아프로뷰 SOBT 제품은 광학 방식을 적용하고블루투스 연결방식을 적용해 주목을 끌고 있다.기존 벤츠와 BMW 등고급차의 상위 선택품목으로 마련된 HUD를 일반 소비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에이치엘비의 전략이다.



외관은 투박하다. 반타원형의 본체에는 볼륨 조절과 모드 등을 선택할 수 있는 4개의 버튼과 화면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2개의 다이얼이 달려있다. 이번 제품은 회사에서 내놓은 시리즈 3번째 제품으로, 이전보다 크기는 조금 작아졌지만 디자인적인 변화는 크지 않다. 대시보드와 일체감에신경을 쓴 듯한 흔적이 역력하다.

푸조 308 SW에 직접 설치해봤다. 차의 특성상 대시보드가 굴곡이 져 있어 적당한 위치를 잡는데 약간의 수고가 필요했다. 회사 측에서는 최근 차종별 전용 거치대를 출시하고 있는데,차종별로 대시보드 모양이 다른 만큼 굴곡이나 높 낮이를 잡아 수평을 맞출 수 있게 도와준다.



전원은 ACC방식과 시거잭 연결 둘 다 가능하다. 편의를 위해 시거잭으로 전원을 연결했다. 운행기록 자기 진단 장치(OBD2)의 연결은 유선이 아닌 블루투스 방식이다. 차 내 OBD 단자에 무선동글이를 꼽으면 선 연결 없이 차의 정보를 가져온다. 전원을 연결하고 시동을 걸자 차 앞유리에 속도와 엔진회전수, 배터리 전압, 연료잔량, 온도 등이 표시된다.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시인성이 예상보다 뛰어나다. 기존 애프터마켓 제품의 경우 윈드실드 안쪽에 전용 유리를 설치, 신호를 반사해 운전자에게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프로뷰 SO BT는 고가의 수입 세단의 순정 HUD에서 적용하는 광학 방식인데, 운전자의 시야에서 2~3m 앞에 화면이 구현돼 마치 보닛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때문에 전방 시야를 더 넓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비팩'을 적용하면 T맵, 맵피 등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을 HUD과 연동할 수 있다. 앱마켓에서 아프로뷰 어플을 다운받아 실행하면 블루투스 방식으로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T맵을 연동시켜봤다. 목적지를 설정하고 실행하자 화면이 내비모드로 전환됐다. 목적지 방향, 속도제한 표시, 터널 및 교차로 등 필요한 정보가 모두 HUD에 구현됐다.





내비의 필수 정보가 눈 앞에서 구현되기에 웬만해서는 거치대의 스마트폰에 따로 눈길이 가지 않는다. 보통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의 경우 문자나 전화가 오면 화면이 전환돼 초행길에는 적잖이 당황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프로뷰의 경우 그럴 걱정이 없어서 편리하다.4가지 UI를 제공하는데 화려하지 않지만 분위기 전환용으로 바꿔보는 것도 꽤 괜찮다.



그동안 HUD는 고급차의 전유물이었다. 국산차에 처음 순정으로 적용된 것도 지난 2012년 기아차가 K9을 출시하면서부터다. 혹자는 HUD를 일종의 '멋'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HUD는 어디까지나 '편의'가 아닌 '안전'품목임을 기억해야 한다.그렇게 본다면 본래의 목적에 충실히 부합하는제품이 아닐 수 없다.

가격은 내비팩을 포함해 30만원 대 후반이다. 가격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 있지만 보통 신차에서 HUD 선택 가격이100만원 이상이라는 점을감안하면경쟁력은 있을 것 같다.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활성화되면서자동차 구입할때 내비게이션을 선택하지 않듯 HUD 또한 애프터마켓용이 진화하면서 앞으로 자동차회사가 제공하는 품목이 아닌애프터마켓용이 대세로 떠오를 것 같다는 예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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