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간이탈자’ 조정석, 그는 누구보다 부지런하다

입력 2016-04-21 19:24
[bnt뉴스 이린 기자] 배우 조정석은 대충 하는 법이 없다.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먼저 활동했었던 뮤지컬 영역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종행무진 날아다녔던 조정석이 스릴러에 감성을 덧입힌 영화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로 관객들을 찾았다.외모, 말투, 그리고 감성과 분위기까지 스크린에서 갓 튀어나온 듯 지환과 닮아있었던 조정석을 bnt뉴스가 만났다. 그는 극중 어느 날의 사고 후 2015년을 사는 건우(이진욱)의 일상을 보게 된 1983년의 남자 지환 역을 맡았다. “쫀득하고 쫄깃쫄깃하게 흘러가는 스토리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눈시울을 붉히게 되는 그 감성이 감칠 맛나게 버무려져있더라고요. 어느 순간 터지는 게 아니라 스릴러다운 스토리를 따라가는 자연스러움이 만족스러웠어요. 다른 스릴러와 달랐어요.”조정석은 지환을 단지 어느 평범한 음악 선생님으로 설정해 이야기 자체를 극대화시키려했다. 또한 조정석은 80년대를 사는 지환을 위해 처음에는 부분 가발을 착용, 머리가 긴 이후에는 부분가발을 떼고 자라난 그의 긴 머리로 80년대의 감성을 더욱 배가시켰다. “지환이를 영웅의 느낌을 강조하면서도 평범함을 드러내고 싶었어요. 80년대에 진짜 있었을 것 같은 음악 선생님처럼요. 그리고 그보다 더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건 지환이가 이 이야기에 묻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환이를 통해 ‘조정석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겠다’가 아니라 지환이 자체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극중 지환은 다른 인물들에 비해 감정 변화가 다채롭다. 결혼 약속을 한 윤정(임수정)과 마음을 나누며 알콩달콩 지내는 사랑스러운 모습부터, 범인을 찾으면서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 굳은 결심까지 그에게 일어나는 큰 사건들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그 사건을 따라가는 데에 큰 도움을 줬던 건 임수정이었다.“원래 (임)수정 씨를 좋아했던 사람 중 한명인데 아니나 다를까 같이 작품을 해보니 가장 먼저 느꼈던 건 ‘베테랑이다’였어요. 수정 씨의 담백한 연기를 너무 좋아해요.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면 저는 1983년도의 여자 윤정이랑만 만나고 2015년도의 소은이(임수정)를 만날 일은 없잖아요. 어느 날 촬영장에 일찍 와서 감독님께서 어제 찍은 소은이 신을 보여주셨는데 다르더라고요. 같은 듯 다른 건 표현하기 어려운데 그걸 하시더라고요.”“인간 임수정으로서도 너무 멋있어요. 만나기 전에는 여배우들만의 도도함을 상상했어요. 그런데 소탈하고 투명하시더라고요. 인간 임수정은 그래요.”조정석은 앞서 지난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캐릭터로 관객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그리고 ‘시간이탈자’ 속 지환으로 또 한 번 과거의 남자로 돌아가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조정석은 “과거가 잘 어울리는 남자가 아니라 과거도 잘 어울리는 남자로 기억해 달라”고 너스레를 떨며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의 밝은 미소처럼 지환의 순수한 마음을 영화 속에 고스란히 표현해낸 조정석은 그 달달한 모습뿐만 아니라 달리는 신부터 액션신까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유독 고생도 많이 했다. ‘추적 스릴러’를 완성시키는 가장 큰 퍼즐 역시 조정석이었다.“옥상 신이 가장 힘들었어요. 힘든 만큼 캐릭터의 희생정신이 잘 드러난 시퀀스인 것 같아요. 그가 계속 싸울 수 있었던 것도 그 희생정신에서 초인적인 힘이 나왔던 것 같아요. 소소한 부상도 간혹 있었어요. 셔츠를 입고 비를 맞으면서 촬영하니 옷에 비쳐 보호 장비를 착용할 수 없잖아요. 다 떼고 하느라 작은 부상들을 입기도 했죠.”조정석은 드라마와 영화에 앞서 다수의 뮤지컬 경험을 통해 쌓아 왔던 경험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가리지 않는 섬세한 연기로 표출하고 있는 중이다. 쉬지 않고 대중들을 찾고 있지만 늘 언제나 도전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 그는 실패가 됐든 성공이 됐든 자신의 선택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배우에게 자신감은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해요. 자신감이 없으면 못할 것 같아요. 대신 부단히 노력합니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건 만족하는 사람이 어딨냐는 거랑 일맥상통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해도 만족하지 못하니까 그래서 늘 열심히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될 놈은 된다’는 말은 안 믿어요. ‘될 놈은 죽을 때까지 만드는’거죠.”“처음 뮤지컬과 공연을 한창 할 때는 ‘기분 좋은 배우’라는 칭호를 듣고 싶었어요. 지금은 ‘신뢰할 수 있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고요.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면 ‘흥행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시간이탈자’의 힘을 받아서요.(웃음)”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