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동차 판촉, 혜택인가 함정인가

입력 2014-03-10 09:18
'특별한 혜택을 드립니다', '당신만을 위한 맞춤형 제안', '이런 기회는 없었다', '돈 없이 차를 사는 현명한 방법'. 대충 들어도 알 만큼 자극적인 문구다. 오랜 기간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하듯 앞 다퉈 사용한 탓에 이제는 식상할 정도다.그럼에도 여전히 이런 문구들이 전방위적으로 활용되는 이유는 한 가지, 여전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구입을 앞둔 사람에게 '특별', '혜택', '기회'는 단연 '할인'으로 인식된다.그만큼 상당한 유혹인 셈이다.







올 들어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자동차 할인폭이 확대됐다. 공장 생산 라인을손쉽게 정지시킬 수 없는 제조사 입장에서 할인은 공장 가동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쌓인 재고에 먼지만 또 쌓이고, 그러다보면 하염없이 눈물(?)만 쌓일 수도 있어서다.그래서 판촉은 자동차 '마케팅의 최후'로불리기도 한다.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차종의 운명마저 뒤바꿀 수 있다.기본적인 판촉 방법은 할인이다. 그러나 할인도 여러 가지로 나뉜다.여기선 철저하게 인기와 비인기가 기준이다. 인기 차종의 할인폭은 적고, 당연히 비인기는 높다. 기업은 인기 차종에서 이익을 내고, 비인기 차종은 본전만 건지면 된다. 반대로 보면 비인기 차종 구매자가 받은 할인을 인기 차종 구매자가 보전해 주는 형국이다. 그래서 기업은 손해나지 않는다.두 번째는 할인의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할인은 현금, 이자, 품목 등으로 구분된다. 현금은 뭉텅 깎아주는 확실한 방법이다. 반면 이자율 할인은 장기간 이자부담을 낮춰 결과적으로 할인의 효과를 낸다. 선택사항을 기본에 포함시켜 판매하는 것은 품목할인에 해당된다. 때로는 중복 적용되지만 비용만 갉아먹는 악성재고가 아니라면 중복은 별로 없다.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토록 만드는 게일반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 대당 할인이 가능한 금액을 미리 정해놓기 때문이다. 운용 가능한 금액 내에서 현금, 이자율, 품목 제공을 적절히 조절하는 게 자동차 판촉이다. 최근 주목할 만한 판촉은르노삼성차의 '연식 마일리지 마케팅'이다.내용을 들여다보면 획기적이다. 오래되면 가치가 떨어지는 자동차의 속성을 역이용했다. 타면 탈수록, 보유할수록 가치가 오른다. 발상의 전환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를 타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부분이 가치 하락"이라며 "왜 타면 탈수록, 오래 보유할수록 가치가 떨어져야 할까?를 고민하다 나온 방안"이라고 설명한다.이외 여러 회사에서 많이 활용하는'직계 마케팅'도 근래에 등장한판촉이다.직계 가족이 동일 차종을 구입하면 깎아주는 방식이다.하지만 제 아무리 판촉이라도 마지노선은 분명하다. 결코 원가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신차 등장 직전 재고처리가 시작되면 할인폭이 늘지만기업은 수익을 이미 확보했거나 보상 방안이 확실한 경우다.대표적인방안이 후속 신차 가격을 높이는 방법이다. 앞선 차종을200만원 깎아주면 후속 신차에서 이익을 보전하는식이다. 결국 아랫돌을 빼 살짝 위에 놓는 것과 다를 바 없다.그럼 궁금하다. 대체 신차 가격 정할 때 마케팅 비용은 얼마가 더해지는 것일까? 대략가격의 5% 내외가 여유분이다. 쉽게 보면 원가에서 기본 수익을 확정한 뒤 마케팅 비용을 5% 더 붙이는 격이다. 처음부터 5%를 배제하면 신차 가격 부담도 낮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판촉으로 판매량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그러나함정도 있다.자동차 구입할 때 직접적인 현금할인이 많으면 이자율이 높다. 반면 이자율이 낮으면 현금 할인액은 적어진다. 동시에 모두 혜택을 주는 일은 거의 없다. 이른바 '중복할인 불가 적용' 방침이다. 그래서 할인 방식을 선택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자신의 지갑 사정과 최소 3년 정도 수입을 예측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덥석 물어버리면 나중에 후회가 밀려들 수도 있다. 후회는 불만을 낳고, 불만은 불신을 낳는 법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기획]자동차 디자인, 동물을 형상화 하는 이유▶ [칼럼]마지막 남은 모바일, 자동차가 주목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