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오너스> ③소비 주력층 감소…'소비절벽' 온다

입력 2016-12-24 09:30
내년부터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만15~64세)가줄어들면서 소비 부문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3천74만 명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3천72만 명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 같은 노동력 감소가 소비 주력층 감소로 이어져 장기적인 소비절벽을 만들것으로 예상된다.



◇ 현실로 나타난 소비절벽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1월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4월 이후 7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앞으로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뜻이고 반대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 관련 지표의 경우 11월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



6%, 할인점 매출액은 3.9%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뿐만 아니라 이번 달 초까지 이어진 백화점 겨울 정기 세일 매출이 작년보다 1% 안팎 감소하는 등 평소라면 연말 특수를 누려야 할 백화점 업계에는 불황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생산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전부터 민간소비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구 절벽·소비 절벽이 닥쳐올 것으로 우려되고, 그 영향으로 지금 소비 위축이 나타난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이미 소비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베이비붐(1955~1963년 출생자) 세대가은퇴해 고령층에 진입하고 소비를 이끄는 40대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전체 매출 중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로연령대 중 가장 높으며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40대 이상 고객이 차지하는 매출은65%에 달한다.



롯데백화점은 "구매고객 수는 30대가 많지만 객단가(구매자 1인당 구매액)는 40대가 높아 40대 고객이 매출 비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 유통업계, 모바일 비중 늘리고 단골 맞춤 마케팅 소비 절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유통업체들은 자구책을 내놨다.



최근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직접 찾는 대신 온라인, 특히 모바일로 쇼핑하는 30~40대 고객들을 위해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모바일의 성장세에 발맞춰 '모바일 부문'을 '본부'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늘리고 당일 배송 등 온라인몰의가장 큰 장점인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은 문화공연 등 VIP나 단골 고객 중심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비용을 아끼면서 이익을 내려면 단골 고객에 집중한 마케팅을 펼칠 수밖에 없다"며 "VIP 고객 커뮤니티나 문화공연 등 체험을 늘려 단골들을 계속 잡아두는 전략이 우선적"이라고 설명했다.



◇ 출산율 증가가 궁극적 대책 유통업체의 대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생산과 소비로 이어지는 실물경제의 흐름을 회복하려면 장기적으로는 인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교수는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같은 문제를 겪고 있고 우리 정부가 일본사례 등을 보고 진작에 출산율을 높이는 복지정책을 펼쳤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못했다"며 "앞으로 부양해야 하는 인구는 줄고 부양할 수 있는 인구는 줄어들어 사회적 불만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정부도 출산 장려정책을 펴야 하지만 정부만 해서 될 일은 아니고기업들도 사내에 어린이집을 마련한다든지 출산 장려금을 준다든지 해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대학원장은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업들도초과근무를 없애고 젊은이들이 6시에 퇴근해서 데이트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전했다.



안 교수는 "소비가 늘어나려면 소득이 늘어나야 하는데, 소득이 늘어나려면 고부가가치 생산을 하고 고부가가치 시장이 더 커져야 한다"며 "소득이 늘어나 소비가촉진되면 다시 그 여유분으로 생산이 늘어나 고용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를 촉진해야 할 때 대형마트를 의무적으로 닫게 하는 등의 정책을 펴면 어떻게 소비가 늘어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안 교수는 비교적 단기적인 대책도 내놨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중국인 관광객등 외국인 관광객 방문을 늘려 국내 소비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dyle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