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대출로 부동산투자 '활발'>

입력 2013-05-15 06:15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영향으로 초저금리시대로 접어들었다.



지난 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50%로 7개월 만에 0.25%포인트 내렸다. 시장에선 금리는 연내 추가로 내려갈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저금리시대에는 은행에 돈을 맡겨봐야 돌아오는 수익은 물가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다. 이자가 싼 은행 대출을 받아 임대를 주고 월세를 받는게 남는 장사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선 은행 대출 등을 활용한 재테크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 은행 대출 얻어 임대사업…대출이자 < 월세수익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부동산 투자법은 전세를 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전략이다.



15일 금융권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동작구 흑석동 H아파트 109㎡를 3억8천만원에 전세를 준 이모(45.남)씨는 전세를 반전세로 돌리고 싶었지만 세입자에게 돌려줄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망설였다. 그는 그러나 최근 은행 대출금리 인하 소식을 듣고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로 했다. 대출을 받아 세입자에게 일부 전세금을 돌려주고아파트를 보증부 월세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보수적으로 예금금리 연 3%, 주택담보대출금리(고정) 연 4%를 적용해 이씨의 투자전략을 살펴보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해당 아파트는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면 보증금 1억8천만원에 180만원의 월세(월세전환율 10.8% 적용)를 받을 수 있다. 이 아파트는지은 지 얼마 안돼 평균 월세전환율(7∼8%)보다 높은 수준을 적용받고 있다.



이씨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나머지 보증금 2억원(3억8천만원-1억8천만원)을내주고 보증부 월세로 전환했다. 이씨는 매달 대출이자 67만원(2억원×0.04/12)을제하고 113만원을 남길 수 있게 됐다.



투자 유형별 1년간 현금흐름을 보면 전세금 3억8천만원을 은행에 예금하면 1년수익은 1천140만원(3억8천만원×0.03)에 불과하지만 보증부 월세로 전환한 연 수익은 1천900만원이다. 이는 보증금 1억8천만원 예금 수익 540만원(1억8천만원×0.03)과 연간 월세 수익 2천160만원(180만원×12)에서 연 대출 이자 800만원(2억원×0.04)을 뺀 수치이다.



최저 금리 수준을 적용하면 이씨의 수익은 더 늘어난다.



최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1∼3% 미만으로 내려갔다. 대출금리는 신용대출이 연 4% 중후반, 주택담보대출은 3.4∼3.8% 수준까지 각각 하향 조정됐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해 2월 연 4% 안팎이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개월만에 4%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대다수 고객이 평균 3.7∼3.8% 금리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갈아타기 전략'…저리 대출로!, 큰 평수 팔고 '중소형 두 채'로! 대출자들 사이에선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유행이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사는 조모(34.여)씨는 2010년 아파트 매입을 위해 은행에서 7천만원의 담보대출을 받았다. 당시 1년 거치·15년 만기·연 이자 5.5%(고정)조건이었다. 최근 대출금리가 내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조씨는 은행 상품을 따져본결과 보금자리론 우대금리를 적용한 연 3.4%의 대출로 갈아타기로 결정했다. 조씨는"당장 상환수수료 등으로 100만원을 내야 하지만 32만원이던 월이자가 19만8천원으로 줄어 매달 1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운사이징(downsizing.축소)을 통한 주택임대업도 번지고 있다. 1주택자가집 크기를 줄여 작은 규모의 집 두 채를 마련해 한 채는 거주, 나머지 한 채는 임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 김모(66.남)씨는 경기 안양 평촌동 전용면적 133㎡ 아파트를 5천만원 낮은6억원에 내놨다. 4·1 부동산 종합대책의 핵심인 양도소득세 면제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다. 김씨는 아파트를 매각한 돈으로 인근 전용 49㎡ 아파트 2채를 구입해 한 채는 거주하고 한 채는 임대해 월세를 받을 계획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시세차익을 노리고 중대형을 매입하던 '업사이징(upsizing.확대)시대가 가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작은 주택을 매입하는 실속 투자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저금리시대 투자법을 실행하기 전에 리스크(위험) 요인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사업부 부동산전문위원은 "저금리 때 수익만 보고 경기침체 등 요인을 무시해선 안 된다"며 "임대업의 경우 침체기에 임대료를 못 내는 세입자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안전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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