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연구원 "한국 가계대출, 금리 상승 위험에 노출"

입력 2015-12-11 08:20
한은-IMF 콘퍼런스…"일부 아시아국가 부채, 1997년 위기 수준 근접"김회정 기재부 국장 "신흥국 기업부채에 국제공조 필요"



한국의 가계대출이 향후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을 겪을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딩딩 IMF 아태국 선임연구원은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은행·IMF 공동 주최로 열린 '아시아의 레버리지(차입투자): 과거로부터의 교훈, 새로운 리스크 및 대응 과제' 콘퍼런스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은 민간부채 증가를 통해 이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신용위험지표와 신용갭(부채가 추세에서 벗어난 정도)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딩 연구원은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부채 위험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해 미국과 유럽보다 위험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별 분석 결과에서 "한국의 가계대출은 대체로 경기 순환 및 구조적 요인을 반영한 것이어서 가계의 대차대조표 측면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이자율 상승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올해 3분기 말 현재 1천166조원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부채를 갖고 있는 가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딩 연구원은 아시아 국가들의 기업 대출과 관련해선 "중국, 일본, 인도, 한국에서 기업대출이 소수의 회사에 집중돼 있다"며 "이들 회사는 유동성, 수익성이 낮아앞으로 금융 안정을 저해하는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채 증가에 대한 정책 대응은 주로 신용 취약성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하지만 급격한 신용 축소에 따른 성장률 하락도 경계해야 한다"며 "거시 건전성 정책, 통화금융 정책을 포함한 모든 거시경제 정책들의 조화로운 운용이 필요하다"고조언했다.



시닷트 티와리 IMF 전략 및 정책리뷰국장은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부채, 특히 기업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최근 이들 국가의 높은 레버리지가 금융안정의 리스크로 부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 부채의 증가는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달러화의 절상 가능성에 따라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회정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은 '신흥시장국의 기업부문 외채와 정책 대응'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기업 외채에 대한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국장은 "글로벌 금융환경이 긴축 국면으로 접어들면 금리인상, 통화불일치,만기연장 리스크로 인해 신흥국으로부터 자본 유출과 함께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의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업 외채의 증가에 따른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면 개별국가 차원의정책뿐만 아니라 글로벌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안정위원회(FSB)에 따르면 선진국 시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가 1999년 77%에서 2014년 87%로 소폭 증가했지만 신흥국 시장은 그 비율이 1999년38%에서 지난해 90%로 크게 늘었다.



또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보면 신흥국의 비은행 부문에서 차입한 미국 달러는 2008년 6조 달러에서 작년 말 9조4천600억 달러로 급증했다.



한편 이지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006년 이후 시·군·구별 주택실거래가격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보다 주택가격에 미치는 효과가 컸다고 밝혔다.



그는 DTI 규제 완화는 주택가격을 상승시켰지만 LTV 규제 변화는 주택가격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noj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