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증가율 높을수록 GDP·수출·투자 증가"

입력 2015-07-05 06:05
예산정책처 "중복지원·우량기업 쏠림현상은 문제"



정부의 정책자금이 증가할수록 국내총생산(GDP)·수출·투자 증가율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5일 '경제동향&이슈(35호)' 보고서에서 "정책자금 지원은 기업의 단기 자금사정을 개선시켜 수출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1970∼2014년 투입된 정책자금이 수출·투자·GDP 등 경제 성장에 미친 영향을분석한 결과다.



정책자금은 정부가 재원을 마련해 융자·출연·보험·보증 등의 형태로 정책적으로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재원을 뜻한다.



2009년 국가재정법 개정으로 추경 편성 요건이 엄격해지면서 정부는 2012년부터경기부양 수단으로 정부 출자 금융기관의 정책자금 확대, 기금운용계획 변경 등을재정보강대책으로 활용해왔다.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46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에는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의 정책자금 공급액을 181조9천억원에서 192조3천억원으로 10조4천억원늘리는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11조8천억원을 포함한 22조원 규모의 재정보강안에도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신규 출자를 바탕으로 보증·보험·여신 등 금융성 지원을 4조5천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그러나 정책자금을 이용한 금융 지원은 추경 등 '직접적 돈 풀기'와 비교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편이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추경안 발표를 앞두고 지난 1일 브리핑을 하면서 "융자 등을 통한 금융지원 효과는 통상 6개월 정도 후에 나타난다"며 "22조원 규모의재정보강안 가운데 금융지원 부분은 올해 성장기여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기 어렵고, 내년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정미 예산정책처 분석관도 "정책자금을 통한 금융지원이 기업 투자와 수익으로 연결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3년 시차를 두고 효과를 측정하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예산정책처는 보고서에서 "정책자금 증가율이 높을수록 수출·투자·명목GDP 증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책자금은 금융위기나 신용경색 때 유동성을공급해 경기에 대응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책자금이 기업들에 중복지원 되는 등 운영 과정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3월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금융 공기업 개혁안' 보고서를 보면 산업은행(옛 정책금융공사 포함)·수출입은행·기업은행의 2013년 말 대출 200조3천926억원 가운데 2개 이상 정책금융기관이 한 기업에 중복지원을 한 경우가 3분의 1에 육박했다.



대기업의 경우 552개사가 52조9천492억원(26.4%), 중소기업은 2천30개사가 18조8109억원을 중복 대출받았다.



정책 자금이 우량기업에 집중되는 문제도 있다.



2011년부터 2014년 6월까지 정책금융공사의 온랜딩 지원(정부가 중소기업에 대출해줄 자금을 은행에 빌려주면 은행이 대상 기업 심사를 통해 대출해주는 간접대출제도)에서 신용등급이 8등급 이상인 기업이 59.7%였다.



예산정책처는 "정책자금 공급기관 간 중복지원이나 높은 우량기업 대출 비중 등의 문제를 해결해 정책자금 집행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