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이후 바뀐 시장의 금리 전망과 이주열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 반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기준금리를 연2.0%로 동결했지만 이는 예상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한은이 이번달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동안 거의 없었다.
그러나 1분기중에는 인하할 것이라는 의견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한은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신호를 시장에 확실히보냈다.
◇ 이주열 총재 "현재의 기준금리로 충분하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동안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디플레이션 우려를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 질문받고서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는 거시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과 협의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하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통화정책 당국이 적기에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식의원론적인 답변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금리 인하 관련해서는'이라는 표현 때문에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듯한 인상을 줬다. 청와대와 한은은 원론적인 발언이라면서즉각 진화에 나섰으나 경제주체들은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채권 시장도 대통령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와 10년물 지표금리가 곧바로 떨어졌다.
이에 앞서 이 총재도 올해 신년사에서 "물가목표 달성만을 위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추가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날 금통위 직후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금리 수준은 실물경기흐름에 비춰볼 때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기준금리를추가로 내릴 필요성이 없다는 의견을 드러낸 것이다. 게다가 금통위원들은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고 이 총재는 전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인데는 가계부채가 계속해서 급증세를 보이는 점도 큰영향을 주고 있다.
은행과 비은행권(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작년 1∼7월만 해도 월평균 3조4천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 8월 초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 8∼11월엔 월평균6조8천억원 늘었다. 증가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진 것이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국제유가 하락이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미칠지 지켜봐야 하는 시기"라며 "추가로 금리가 인하되면 가계부채 증가, 전세금상승 등 부정적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자취감춘 1분기 중 금리 추가인하 기대 이로써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한풀 꺾였다.
이번 달 금리 동결은 시장이 예상했던 것이지만 올해 1분기 안에 추가 인하가단행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서는 강했다.
금통위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연 1%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에서 한은의 완고한 입장이 확인됐다"며 "1분기 중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는 유지되지 어렵다"고 말했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상 기대에 대해 경고하려는이주열 총재의 의지가 보였다"며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기준금리가 당분간 동결될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한은 전망에 오류가 빈번하고 경제지표와 심리 회복이 부진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도 "다음 달에도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도"경기 흐름이 한은 전망치와 차이가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상반기 중 추가 인하될가능성은 살아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