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외이사, 금융당국 사퇴압박 '사실상 거부'

입력 2014-11-12 18:40
그동안 사퇴 압박을 받아온 KB금융지주사외이사들이 사실상 사퇴 거부 의지를 굳힌 듯한 행보를 보여 금융당국과의 마찰이예상된다.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았던 김영진 KB금융 사외이사(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12일 임시 이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사외이사 거취문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 등 다른 사외이사들도 거취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이날 이사회를 마친 뒤 사외이사들이 거취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것으로 기대됐다.



금융당국이 KB금융의 LIG손해보험[002550] 인수 승인 건과 KB금융의 지배구조를연계하며 사실상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간접적으로 압박해왔기 때문이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현재와 같은 KB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6일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도 한 세미나에서 사외이사 책임론을 거론한 바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이 이날 거취와 관련한 아무런 의견도 표명하지 않음에 따라당국의 사퇴 압박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일고 있다.



이사회에 앞서 한 사외이사는 "금융당국에서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회장을 내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치졸한 앙갚음 아니냐"며"사외이사마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앉히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해 당국의 사퇴 압박에 강한 거부감을 표한 바 있다.



이날 사외이사들이 별다른 거취 표명을 하지 않음에 따라 금융당국의 승인이 미뤄지면서 LIG손보 인수문제는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KB금융지주는 LIG손보 대주주 측에 인수 지연에 따른 수십억원의 보상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나아가 올해 말까지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LIG손보 측과의 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되는 최악의 사태가 올 수도 있다.



한편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이사회에서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 추진' 건을 의결하고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KB금융은 또 당분간 회장-행장을 겸임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이날 이사회 직후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국민은행장 후보로 윤종규 KB금융 회장 내정자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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