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구전략과 일본 아베노믹스 실패, 중국경기 둔화 등이 올해 하반기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내놓은 '상반기 경제의 5대 패러독스(역설)와 하반기 리스크 요인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먼저 최근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미국의 출구전략과 관련, 미국이올해 하반기에 양적완화(돈 풀기)를 축소하겠지만, 금리정상화 등은 내년 이후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출구전략은 양적완화 축소, 금리정상화, 주택담보부증권 매각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임 위원은 "미국 경제 회복세가 가시화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져 양적완화는 하반기에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실업률(5월 7.6%)과 장기 인플레이션(1%대) 지표로 판단해 볼 때 금리정상화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주택경기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여 양적완화 지속의 명분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케이스-쉴러 지수는 3월 현재 151.71p를 기록 중이다.
주택경기 회복이 보다 두드러지면 장기·단기 주택담보부증권 매각이 예상되지만 올해 안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임 위원은 '하반기 경제 리스크 요인'과 '상반기 경제의 패러독스'를 각각 5개로 분류했다.
보고서의 국내 경기 하반기 전망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세를 갉아먹을 요인도 있다'로 요약된다.
5대 하반기 리스크 요인은 ▲미국 출구전략 시행 본격화 ▲일본 아베노믹스 실패 우려 ▲글로벌 수출 시장 급랭 ▲가계부채의 버블 붕괴 ▲부동산 시장 추가 하락등이다.
임 위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해 한국 주식가격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과 금리는 상승할 것"이라며 "자본재 수입 부담이 증가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겠지만, 국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향상 등으로 대미 수출은 호조를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일본 경제는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금리 상승, 양적완화 부작용 심화, 실물경기회복 지연 등이 두드러지면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세계 총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본 GDP 비중은 8.3%로, 일본 경제 침체는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012년 기준 한국의 무역 규모 중 대일(對日) 무역 비중은 9%, 한국의 전체 국제투자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이른다. 아베노믹스가 실패로 끝날 경우한국 경제는 금융시장 혼란, 실물경기 둔화로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수출 환경 악화도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미칠 수 있다.
최근 중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 약화에 따른 내·외수 동반 회복 지연으로 4분기연속 7%대 성장에 머물고 있다.
중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국내 실질 GDP 성장률은 0.4% 포인트, 국내 수출 증가율은 1.7% 포인트 둔화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가계부채 부담이 커져 가계 소비가 줄어들고 신용불량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하반기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부진할 경우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서민 소득과 고용이감소하고 내수 경기 회복이 지연될 우려도 있다.
임 위원은 ▲지표경기 개선 속 체감 경기 악화 ▲수출 회복 부진에도 무역수지흑자는 확대 ▲실업률이 하락했음에도 고용률도 하락 ▲저물가 기조 하에 물가 불안심리 가중 ▲국내 금융시장의 넘쳐나는 유동성과 높은 변동성 등을 '상반기 경제 5대 패러독스'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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