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원화 1% 절상시 현대기아차 영업익 5천억↓"

입력 2013-05-30 06:03
"엔화가치 1% 하락시 日자동차사들 영업익 1조2천억원 늘어"



원화가치가 1%만 상승해도 현대·기아차의 올해영업이익이 5천억원 넘게 증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가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업체 생산기지·수출시장과 환율변화를 연구해 내놓은 결과다.



30일 노무라는 '엔화약세, 일본 자동차제조사의 승부수 될까'란 보고서에서 "원화가치가 달러, 유로 등 다른 통화보다 1% 절상될 때마다 현대차[005380]는 3천184억원, 기아차는 1천962억원씩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의 3.8%, 기아차의 5.6%에 해당하는 액수다.



반면에 엔화가치가 1% 절하할 때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697억엔(약 7천774억원),닛산은 196억엔(2천186억원), 혼다는 167억엔(1천863억원)씩 늘어나는 것으로 노무라는 분석했다.



노무라는 "아시아 주요 자동차제조사의 국내생산량 상당분이 수출물량"이라며 "이 부분이 환율변동에 노출돼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는 수출분의 28%, 기아차는 수출분의 41%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도요타는 국내생산 비율이 21%, 닛산은 13%, 혼다는 4%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시장에서의 영업이익 타격이 가장 컸다. 원화가치가 달러대비 1% 절상되면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연간 950억원, 기아차는 581억원의 영업이익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엔화가 달러 대비 1% 절하될 때 도요타는 연간 437억엔(4천874억원), 혼다는 136억엔(1천517억원), 닛산은 146억엔(1천628억원)의 추가 영업이익이 기대됐다.



그러나 한국이 일본에게 세계 시장점유율을 크게 빼앗기지 않을 것으로 노무라는 내다봤다. 가령 유럽시장을 보면 엔화가치 변동과 한국차의 점유율이 그간 뚜렷한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무라는 "한국이 유럽에 현지화된 차종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체코, 슬로바키아등을 생산기지로 이용한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현대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작년과 같은 수준(3.5%), 기아는 작년(2.7%)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예상했다. 대신 피아트, 르노와 같은 유럽차와 제네럴모터스, 포드 등 미국차가 점유율을 잃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무라는 미국시장에서도 일본 자동차업체가 섣불리 가격경쟁에 뛰어들지 못할것으로 예상했다. 엔화가치가 어디로 튈지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일본이 참여하려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역시 미국시장에서의 공격적인 행보를 제동하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노무라는 "엔저 효과는 (가격경쟁에 나서지 않은) 일본 자동차업체가 시장 악재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거나 장기적인 브랜드가치 구축에 힘쓸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