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6년 5년간 집값 25% 하락시 28만가구 부실"

입력 2013-03-27 12:00
외환위기와 같은 충격 오면 한계가구 22만→30만으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부동산 가격이 5년간 25% 하락하면 28만 가구가 부실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부동산에 쏠린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국은행 김현정 거시경제연구실장 등은 27일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증가 원인및 지속가능성 분석'이란 보고서에서 "2011년을 기준으로 주택가격이 매년 5%씩 하락하면 5년 뒤 한계가구의 비중이 전체의 1.2%에서 1.6%로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분석에 쓰인 가구는 총 1천749만가구다. 이에 따르면 2011년을 기준으로 22만가구인 한계가구 수가 2016년엔 약 28만가구로 껑충 치솟는다.



'한계가구'란 소득대비 원리금상환 비율(DSR)이 40%를 넘고 총 자산에서 총 부채를 뺐을 때 마이너스(-)가 되는 가구를 뜻한다.



가진 걸 다 팔고 월급까지 털어도 빚을 갚기 어려운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인셈이다. 2011년의 경우 한계가구의 70% 가까이가 소득 하위 0~40% 계층으로 분석됐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의 부채가구는 특히 자산가격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채가 주로 부동산과 관련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재 900조6천억원의 가계대출(은행·비은행) 중 54%인 490조1천억원이 주택대출이었다.



과거 경험한 두 번의 경제위기와 같은 충격이 다시 올 경우 한계가구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가령 외환위기(금리 +4.4%포인트, 소득 -6.4%, 주택가격 -13.1%) 상황에선 한계가구의 비중은 전체의 1.2%(약 22만가구)에서 1.7%(약 30만가구)로 커졌다.



금융위기(금리 +1.1%포인트, 소득 -0.2%, 주택가격 -1.1%)상황에서 역시 1.4%(약 24만가구)로 2만가구 확대했다.



김 실장은 "자산가격이 5년간 25% 하락하거나 외환위기 정도의 충격이 없는 한한계가구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생계형 대출, 비은행 금융기관, DSR 40% 초과가구가 증가하는 등부채의 질이 악화하고 상환부담이 커지는 추세는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지난해 8월 열린 제4차 한ㆍ중ㆍ일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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