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검토…40년 갈린 'EPB-모피아' 융합 여부 주목
기획재정부 2차관이 세제실과 예산실을 총괄하도록 하는 조직개편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제와 예산 권한을 쥐면 웬만한 장관보다 센 힘을 발휘하게 되므로 '슈퍼 차관'이 탄생할 수도 있어 보인다.
22일 기재부에 따르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기재부 인사과에 2차관이 예산실·세제실·국고국·재정관리국 등을 맡도록 조직 개편을 검토할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직제에선 1차관이 세제실·경제정책국·국제금융정책국·국제금융협력국·대외경제국·인사과·운영지원과·기획조정실·장기전략국 소관 업무를 지휘한다. 2차관은 예산실·정책조정국·국고국·재정관리국·공공정책국을 맡는다.
현 부총리가 저울질하는 조직개편안에선 1차관이 세제 업무를 넘겨주는 대신 경제정책국·공공정책국·국제금융국·정책조정국 등 모든 기획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2차관은 예산과 세제를 포함한 재정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전통적인 경제기획원(EPB. Economic Planning Board)의 영역이던 예산과 재무부(MOF. Ministry of Finance)의 영역이던 세제가 한 데 모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0년간 갈라진 EPB 라인과 모피아 라인이 융합해 박근혜 대통령이 주문한 칸막이 해소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예산과 세제 기능은 김영삼 정부 당시 재정경제원이 탄생하며 잠시 통합된 적이있지만, 다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돼 공무원 사이에도 심리적 거리감이컸다.
한 차관이 두 기능을 모두 맡으면 세제와 예산 간 중복 지원사업을 걸러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다만, 2차관에게 너무 힘이 쏠려 1차관과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부총리 체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정책조정, 경제정책,대외경제 등 조정 기능"이라며 "2차관에게 세제와 예산을 몰아주더라도 2차관의 힘이 너무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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