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1년> 절반의 성공…도약하려면 지금부터 중요

입력 2013-03-10 06:00
※편집자 주 : 한국과 미국 자유무역협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출범 후 첫돌을 맞았다.



양국 간 교역 흐름을 보면 FTA 발효 첫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수입은 줄었다. FTA 발효 효과는 아직 충분히 거두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돌발 악재를 고려해도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그나마 관세혜택을 본 품목의 수출입에서는 청신호가 나타났다.



FTA 1년 효과를 놓고 전문가 평가는 '대체로 무난했다'는 호평과 '정부의 과장홍보가 거짓임이 드러났다'는 비판으로 갈린다.



문제는 앞으로다.



대내외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미 FTA가 한국경제의 도약 디딤돌이 되려면 지난 1년간의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의 변화를 세밀히 분석하고 산업별·업종별대미 시장 전략을 정교화해야 한다.



한미 FTA의 활용도를 끌어올려 시장 선점 효과를 높이는 노력에 진력해야 한다.



미국 주도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제16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미-EU FTA 등이 추진되면서 우리나라를 둘러싼 경제지형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출 늘었지만 기대엔 미달…외국인 투자는 급증 작년 3월 15일 0시를 기해 우리나라 7천218개 품목(85.6%), 미국 6천175개 품목(87.6%)의 관세가 사라졌다.



10일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액은 538억 달러, 수입액은 391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 3월~2012년 1월과 비교하면 수출은 2.67% 늘었지만, 수입은 7.35% 줄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같은 기간 102억 달러에서 147억 달러로 44%나 급증했다.



최경림 통상교섭본부 FTA교섭대표는 "대내외 경제여건을 고려하면 발효 1년에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FTA 혜택품목의 교역결과를 보면 그렇다"고 강조했다.



FTA 혜택품목의 수출입 동향은 통계집계가 늦어져 최신 자료가 나오지 않았지만관세청이 작년 9월 발표한 '한미 FTA 발효 6개월' 자료에서 짐작할 수 있다.



작년 3월 15일부터 9월 7일까지 FTA 혜택품목의 수출증가율은 14.2%로 비혜택품목(-2.4%)을 압도했다. 수입도 혜택품목(2.1%)과 비혜택품목(-14.6%)의 차이가 컸다.



혜택품목 가운데 자동차부품(19%), 고무제품(15%), 섬유 및 화학기계(22%) 등의수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수입에서는 오렌지(32.8%), 호도(54.3%), 아몬드(75.9%)등이 돋보였다.



작년 외국인 투자액이 많이 늘어난 점도 FTA 효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신고금액 기준으로 162억6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137억달러)보다 18.9% 증가했다. 도착 기준으로도작년 FDI는 103억8천만달러로 전년보다 57.8% 늘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 EU, 아세안 등 세계 3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로 'FTA허브'로서 한국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일본, 중화권 투자가 급증한 것이 외국인 투자증가로 이어졌다.



서비스시장에서는 국내에서 외국법 자문영업을 하려는 미국 로펌의 증가가 눈에띈다. 미국 10대 로펌 가운데 하나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를 비롯해 11개 로펌이 우리나라에 진출했다.



◇ 달라지는 통상여건…지금부터가 중요 한미 FTA에 대한 전문가 평가는 엇갈리지만 지난 1년의 결과에 연연할 필요는없다는 게 중론이다.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3%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을 디딤돌 삼아 침체에 빠진한국 경제가 무역강국을 향해 도약하려면 지금부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주도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제16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과 올해부터 협상에 들어가는 미-EU FTA 등이 몇 년 뒤 현실화하면 FTA 선진국인 한국의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권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통상환경이 매우 급하게 돌아가고 있다.



가장 큰 게 일본이 FTA 후진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려고 TPP에 열의를 보이고 유럽과 FTA를 추진한다는 점이다. 일부 산업에서 우리가 누리는 FTA 효과가 감소할 수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년간 상품교역과 서비스 시장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꼼꼼히 살펴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FTA를 활용해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관세청 등 정부와 코트라가 컨설팅을 강화하고 산업별, 업종별 정밀한 시장공략 전략을 수립하는데 정부와 기업이머리를 맞대야 한다.



현재 본협상 중인 한중 FTA와 첫 협상을 앞둔 한·중·일 FTA, 아세안 10개국과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은 한미 FTA와 시너지효과를낼 수 있도록 정교한 통상전략을 짜야 한다.



덧붙여 국내 소비자들이 FTA에 따른 상품 가격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보다 시장감시를 강화시스템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정부조직개편 지연으로 한미 FTA 평가와 분석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미 FTA에 우리 사회가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다. 의약품 관련 육성책도 없고, 공부하려는 자세도 없다. 말 많던 국회에서 공부모임, 대책반을 만든다는 소식도 못 들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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