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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돌며 ‘농약 보관함’ 깔고 있는 생명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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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돌며 ‘농약 보관함’ 깔고 있는 생명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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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금융부 기자) 아름다운 녹차밭으로 유명한 전남 보성군. 많은 관광객에게 ‘힐링 명소’로 꼽히는 평화로운 곳이지만 이 지역에는 심각한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 해마다 높아지는 자살률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보성군의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은 2015년 28.8명에서 2016년 31.5명, 2017년 34.4명으로 계속 늘어 왔다. 전국 평균인 24.3명을 크게 웃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논밭을 정성스럽게 가꿀 때 쓰던 농약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농민들이 많다는 점이다. 보성군의 농약자살률은 26.6%에 이르고 있다.

지난 25일 보성군 310개 가구에 ‘농약안전보관함’이 설치됐다. 국내 생명보험회사 스무 곳이 공동 설립한 공익법인인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만든 ‘자살 예방장치’다.

이 재단은 이달 초부터 전국 주요 지방자치단체를 돌며 농약안전보관함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23일 충남 서산에 810개, 26일 제주 서귀포에 260개를 설치했다. 강원 양양, 충북 보은, 전남 고흥 등도 찾을 예정이다. 다음달까지 총 8800개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조경연 재단 상임이사는 “자살 고위험군을 위한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하고, 모두가 주변 이웃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갖도록 해 자살 위험 없는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생보사들이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에 나선 것은 2011년부터다. 지난해까지 91개 시·군의 2만6864가구에 보관함을 설치했다. 이 사회공헌 활동은 농촌 자살을 줄이는 데 상당한 효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 2580명에 달했던 전국의 농약 음독자살 사망자 수가 2015년에는 959명으로 줄었다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지자체들도 보험업계와 협력을 토대로 자살률 낮추기에 힘을 쏟고 있다. 70대 이상 노인자살률이 70.6명으로 전국 1위인 제주도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 주민의 자살 이유로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31%)가 가장 많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26일 서귀포시에서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생명사랑 녹색마을’ 현판식을 열었고, 도 차원의 자살예방 사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끝) /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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