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 크리스티 경매서 낙찰
초상화 1만5000점 토대로 그려
[ 유승호 기자 ] 인공지능(AI)이 그린 그림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3만2500달러(약 4억9500만원)에 낙찰됐다. 크리스티 소더비 등 주요 경매회사에서 AI가 창작한 예술품이 팔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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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 있는 청년 3명이 팀을 이룬 ‘오비어스’가 AI를 개발했다. 오비어스 구성원 중 한 명인 위고 카젤뒤프레는 “14~20세기 초상화 1만5000점에 관한 자료를 AI에 입력해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오른쪽 아래에는 화가의 낙관 대신 ‘min G max D Ex[log(D(x))] + Ez[log(1-D(G(z)))]’라는 수학식이 적혀 있다. 그림 제작에 쓰인 알고리즘이다.
이 AI는 ‘에드몽 벨라미의 초상’ 외에 10점의 초상화를 더 그린 것으로 전해졌다. 리처드 로이드 크리스티 인쇄·복수미술 부문장은 “AI는 예술 시장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기술 중 하나”라며 “크리스티는 기술 변화가 창작과 예술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그린 작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프레데리크 바움가트너 컬럼비아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소변기를 작품이라고 내놓았던 마르셀 뒤샹 등 과거 예술가들도 그랬다”며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독일 미술가 마리오 클린게만은 “점을 연결한 애들 그림”이라고 혹평했다.
AI의 작품을 진정한 예술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CNN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낙찰됨에 따라 오비어스의 작품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들의 작품은 창작의 본질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했고 전 세계 미술품 수집가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평가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