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식당·노점상들도
품귀에 재료비 폭등 '울상'
[ 노정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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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주재료로 쓰는 제과·제빵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국내 1위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는 하루에 쓰는 계란 양만 약 80t에 이른다. 30개짜리 기준 5만~6만판가량이다. 구매팀이 기존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수급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연말 케이크 수요는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터가 문제”라며 “계란 분말 수입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카스텔라 인기에 매장 수를 늘리던 카스텔라 전문점들도 울상이다. ‘단수이 대왕카스테라’ ‘대만언니 대왕카스테라’ 같은 업체들은 전 직원이 계란 확보에 나섰다. 손님이 와도 카스텔라가 없어서 판매를 못 하는 매장도 속출하고 있다. 전란(껍질을 깬 액상)을 쓰는 제과업체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이미 계란 거래처로부터 공급가 인상을 예고받았다”며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원가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매상이나 대형마트를 통해 계란을 조달해온 작은 식당들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양계농가나 납품업체들이 계란을 대량 구매하는 곳부터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있고, 대형마트에선 단가가 싼 30개짜리 계란부터 판매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신림동 ‘ㄴ’ 김치찌개집 양순애 사장(56)은 “서비스로 나가던 계란 프라이를 어제부터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납품처에서도 다음주부터 계란을 못 갖다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 노량진에서 계란빵 노점상을 하는 서모씨(70)는 “불경기라 안 그래도 장사가 안 되는데 재료비까지 올라 걱정”이라며 “계란빵만 팔았다간 장사를 접게 생겨서 최근 붕어빵 기계를 들였다”고 말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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