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스강 남쪽 43층 주상복합
"런던 미관 망친다" 비난 받지만 풍력발전기 달려 자체전력 생산
저탄소 산업 매년 7.6%씩 성장…"신재생에너지 일자리 창출 1위"
프랑스·중국 투자 180억파운드 원전도 "발전 비용 매력없다" 허가 연기
[ 박종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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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빌딩’으로 불리지만 스트라타SE1의 의미는 각별하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영국 저탄소 경제의 상징 가운데 하나기 때문이다. 스트라타SE1의 상단에는 커다란 원형 구멍이 3개 있는데 각각의 구멍에 풍력발전기가 달려 있다. 바람의 힘으로 자체 생산한 전기는 건물 전체 전력 수요의 8%를 담당한다.
◆신재생에너지 비중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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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환경 때문만이 아니다. 경제적 요인이 더 크다. 영국은 세계 저탄소 시장이 해마다 3조3000만파운드(약 4860조원)씩 약 4%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저탄소 시장을 선점하면 국부 창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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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영국 내 성과는 좋다. 저탄소산업 관련 매출이 2013년 1220억파운드를 기록해 2010년 이후 매년 7.6% 성장했다. 영국 정부는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 구조를 탈피하는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만 2020년까지 최대 20만명의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토니 블레어 정부 시절부터 기후 변화 관련 정책을 조언해온 데이비드 킹 외무부 기후변화특사는 “영국에서 지난해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가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비롯한 저탄소 경제”라고 말했다. 저탄소산업 관련 고용은 2010년 이후 매년 3.8% 늘어나 전체 평균(0.9%)을 크게 앞서 있다.
◆원자력 발전 포기설도 경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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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그로스 임페리얼칼리지 에너지정책·기술센터 연구원은 “영국 정부가 힝클리포인트C에서 생산한 전력을 ㎿h당 최소 92.5파운드에 35년간 사줘야 한다”며 “풍력과 태양광 등의 발전단가가 조만간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진이 어려워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영국 회계검사국은 원자력 발전단가가 2025년 ㎿h당 100파운드 안팎에서 형성되지만 태양열은 최대 50파운드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이 경쟁력을 자랑하는 풍력발전도 생산단가가 원자력보다 저렴할 것으로 전망했다. 먼바다(해상) 풍력발전은 원자력보다 비슷하거나 낮고 가까운 바다(연안) 풍력발전은 60파운드 안팎이면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영리저탄소에너지연구단체인 카본트래커의 루크 수샘스 선임연구원은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지만 주도권은 약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와 탄소 배출권값 하락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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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그린 본드 발행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420억달러에 달했다. 런던은 올해를 ‘녹색 금융의 해’로 선언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와 더불어 세계 금융시장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시티오브런던의 마크 볼릿 정책자원위원장은 “영국 금융시장에서 그린 파이낸스 비중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설명 杉?
저탄소 시대 앞에 놓인 걸림돌은 유가 하락과 탄소 배출권 가격 약세다.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원유 시세가 50달러 이하로 급락하면서 화석연료의 경제성이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았다.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면서 확보할 수 있던 탄소 배출권의 가격도 2008년 t당 30유로에 육박했으나 지금은 5유로 안팎에 불과하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투자할 때 얻을 수 있는 탄소 배출권 판매수익이 줄어들면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로스 연구원은 “몇 가지 걸림돌이 남아 있지만 저탄소 시대의 본격화는 시간 문제”라며 “2020년 초반에는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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