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연 기자 ] 투명한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앞에 있다. 내리쬐는 태양을 피해 들어온 파라솔 안은 상쾌한 바람이 가득하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터키식 요거트 음료인 아이란을 마시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청량하다.
직접 만난 터키는 기대를 웃돈다. 아름다운 지중해를 끼고 있는 터키 남서부에서 마주치는 풍경은 황홀하다. 아름다운 자연 덕일까. 휴가를 보내는 사람뿐 아니라 일하는 직원들조차 여유롭다. 그 여유가 전염된 것일까. 여행자의 마음도 푸근하다. 운치 있는 해안도로를 달려 찾아간 유적지에선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에서도 아로새겨진 그리스·로마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터키 안탈리아는 낙원 같은 휴양지이자 수천년 역사를 품은 신화의 땅으로 두 가지 매력을 가진 꿈결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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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지중해에서 즐기는 여유
유럽인들의 주요 휴양지 중 하나인 안탈리아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터키를 찾은 관광객 3500만명 중 3분의 1이 넘는 1300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지중해를 끼고 있는 해변의 길이가 674㎞.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1.5배가 넘는다. 해안선을 끼고 550개 넘는 특급호텔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 호텔의 80% 이상은 ‘올인클루시브’ 형태다. 숙박은 물론이고 다양한 공연, 운동, 세끼 식사, 음료, 술까지 모든 게 포함돼 무료다. 서비스에 비해 가격은 착한 편이다. 성수기(4~10월) 최고급 리조트 숙박요금은 2인1실 기준으로 1인당 250유로(약 34만5000원) 정도다. 고급 리조트 정도면 200유로 아래로 떨어진다. 비수기엔 100유로 정도면 된다. 전형적인 지중해 기후로 햇빛은 뜨겁지만 습도가 낮아 그늘로만 들어오면 선선한 바람에 땀이 식는다.
고대도시에서 보는 그리스·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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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인 것은 지중해를 마주보고 선 아폴론 신전이다. 다섯 개의 기둥만 남아 있지만 새파란 바닷가에 하얗게 빛나는 모습은 가슴 벅차게 아름답다.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형극장은 잘 보존돼 있다. 좌석 옆에는 작은 구멍이 있는데 입장료를 내는 곳이라고 한다. 의자 밑에 새겨진 사자발은 여기 앉은 사람들이 권력을 가졌던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고라가 있던 자리에는 지금도 바스보로스 거리로 불리는 시장이 있다. 당시 면직물과 소금 등을 수입해서 팔던 곳에서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쫀득한 터키식 아이스크림 돈두르마와 수공예 카펫, 가죽 세공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소소한 구경거리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가짜는 주의해야 한다. 가짜 술도 조심해야 한다. 매년 수백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가짜 술 때문에 죽는다고 현지 가이드는 말했다. 한 가지 더 주의할 것은 물담배. 일반 담배보다 열 배는 안 좋기 때문에 호기심에 한 번 정도는 몰라도 여러 번 피우는 것은 좋지 않다.
안탈리아 서쪽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고대 그리스 리키아연맹의 도시 미라를 볼 수 있다. 이 일대 묘실만 8000여개에 달한다. 산꼭대기로 갈수록 더 부유하고 권력있는 사람들이 묻혀 있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 무덤이 있을수록 더 빨리 부활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신들의 땅, 올림포스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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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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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하바(Merhaba·안녕하세요), 테쉐퀼레(Tesekkurle·감사합니다) 정도의 터키어를 알고 가면 좋다. 화폐는 터키 리라를 사용하지만 주요 관광지에선 유로, 달러 등도 사용할 수 있다. 한국보다 7시간 늦다. 서머타임이 실시되는 3월 마지막주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까지는 6시간 차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영토사와 민족사가 복잡하게 얽힌 터키를 이해하기 위한 책 한권 읽는 것도 추천한다. ‘터키에서 읽는 로마’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 ‘터키민족 2000년사’ 등.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