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구팀 "면역 관련 유전자 발현 급격 감소→지구귀환 후 회복"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우주여행이 백혈구의 유전자 발현에 변화를 일으켜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약화된 면역체계는 지구 귀환 후 일정 시간이 흐르면 회복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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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오타와대 오데트 라누빌 교수는 22일 과학저널 '면역학 프런티어스'(Frontires in Immunology)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장기간 임무를 수행한 우주비행사 14명의 혈액을 분석,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ISS에 머무는 우주비행사는 우주에서 피부 발진, 호흡기 및 비호흡기 질환 등을 많이 앓는 등 감염에 취약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면역력 약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015~2019년 ISS에서 4.5~6.5개월 간 머물며 임무를 수행한 우주비행사 여성 3명과 남성 11명의 백혈구 유전자 발현을 연구했다. 각 우주비행사의 혈액 표본은 비행 전 1회, ISS 거주기간 4회, 지구 귀환 후 5회 4㎖씩 채취했다.
혈액 분석 결과 백혈구에서는 1만5천410개의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들 유전자 중에서 각각 247개와 29개가 함께 발현 양상이 변하는 유전자군 2개를 확인했다.
유전자 247개 유전자군은 우주에 도달했을 때 감소했다가 지구로 돌아올 때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유전자 29개 유전자군은 이와 반대 패턴을 보였다.
연구팀은 두 유전자군 모두 유전자 대부분이 단백질 정보를 담고 있었지만 첫번째 유전자군 유전자들은 주로 면역과 관련된 기능을, 두번째 유전자군은 세포 구조 및 기능과 관련된 기능을 주로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라뉴빌 교수는 "이 결과는 우주비행사가 우주에 도달하면 면역 기능과 관련된 많은 유전자의 발현이 급격히 감소했다가 지구 귀환 후 회복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것이 우주여행 때 면역체계가 급격히 약화하는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기 트루델 교수는 "면역력이 약해지면 감염병 위험이 커져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고된 임무를 수행하는데 제약이 따른다"며 "우주에서 감염이나 면역 관련 질환이 악화하면 치료나 대피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유전자군 모두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로 귀환한 뒤 평균 수주일 내에 대부분 유전자가 빠르게 정상 수준을 회복했으며, 회복이 느린 것들도 지구 귀환 후 1년 안에 비행 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누빌 교수는 그러나 "면역력이 비행 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며 "이 결과는 우주비행사가 지구로 돌아온 뒤 적어도 한 달 동안은 면역력 약화로 감염 위험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풀어야 할 다음 문제는 이 연구 결과를 적용해 우주공간에서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비행사들의 면역체계가 약화하지 않게 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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