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원심분리기 완전가동 시작…다른 캐스케이드도 추가 설치"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이란이 나탄즈 지하핵시설에서 2015년 서방과 맺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 계획)로 금지된 최신 원심분리기를 완전가동에 들어가는 등 우라늄 농축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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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밀보고서를 인용, JCPOA 복원을 위한 미국과의 간접 협상이 교착에 빠진 가운데 이란이 사용이 금지된 최신 원심분리기를 대량으로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IR-6는 JCPOA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에 허용하고 있는 1세대 원심분리기(IR-1)보다 농축 속도가 10배 정도 향상된 것으로, 이란은 이 기기를 공습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된 것으로 알려진 나탄즈와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설치하고 있다.
IAEA는 이날 회원국들에 배포한 최신 보고서에서 이란이 최근 중부 나탄즈 핵연료 농축시설(FEB)에 설치한 IR-6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연결한 설비) 3개조 가운데 세 번째 캐스케이드도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란에서는 은색통으로 된 원심분리기 164개가 1개 캐스케이드를 구성한다.나탄즈에 설치된 3개조 가운데 세번째 캐스케이드도 가동을 시작하면서 이란이 보유한 가장 높은 기술의 원심분리기인 IR-6은 나탄즈에서 완전가동에 들어간 셈이다.
IAEA는 또 사찰단이 나탄즈 핵시설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8월 31일 당시 아직 설치가 끝나지 않았거나, 설치 초기 단계였던 IR-4 캐스케이드 1개조와 IR-2m 캐스케이드 6개조 등 총 7개조의 캐스케이드의 설치도 완료됐다고 전했다. IAEA는 그러나 이들 기기는 아직 가동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또 IAEA에 나탄즈 핵연료 농축시설에 이미 설치돼 있는 IR-2m 캐스케이드 12개조에 3개조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나탄즈에서 가동 중인 모든 원심분리기는 현재 천연 육불화우라늄(UF6)을 이용해 농축도 5%의 UF6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달 발표된 IAEA 분기 보고서에서는 나탄즈 원심분리기가 UF6를 이용해 농축도 2%의 UF6 가스를 농축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우라늄 농축은 원자력 발전용 핵연료 생산에 꼭 필요하지만 이 과정을 반복하면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는 농도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도 생산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우라늄 농축시설은 엄격히 제한되고 IAEA의 철저한 관리를 받는다.
2015년 체결된 JCPOA는 이란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나탄즈에서만 운영하고 원심분리기도 초기모델인 IR-1만 가동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JCPOA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재개하자 이란은 우라늄 농축 농도, 신형 원심분리기 가동 등과 관련된 핵합의 의무사항 이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며 맞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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