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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투표소·입구 급경사' 장애인 "참정권 행사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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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투표소·입구 급경사' 장애인 "참정권 행사 어렵다"
장애인·인권단체 조사결과…각 선관위, 편의시설 확충 개선대책 분주

(전국종합=연합뉴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임모(36·여·부산)씨는 지난해 5월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위해 투표소에 갔다가 무척 당황했다.
휠체어로 투표소 접근이 수월하다는 사전 안내와는 달리 막상 입구 경사로의 경사가 너무 급했다. 주변에 있는 2∼3명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끌고 가서야 임씨는 겨우 투표소에 입장했다.
임씨는 2010년 지방선거 때는 2층에 있는 투표소에 힘겹게 갔던 일도 있다. 계단 옆에 경사로가 있었으나 경사가 매우 급해 주변의 도움이 없이는 혼자서는 도저히 갈 수 없었다.
그는 "휠체어 장애인 이동을 위한 경사로가 있더라도 경사가 급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면서 "사소한 차이로 인해 장애인들은 차별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6·13지방선거를 2주 앞두고 장애인이 이동 불편을 겪는 곳이 여전히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투표소 예정 장소인 광주광역시 남구 주월2동 봉주경로당은 출입문 이동통로가 70㎝에 불과해 좁고 휠체어 장애인의 이용에 불편한 미닫이문으로 됐다.
우산동 효죽우체국 등 6곳도 장애인 화장실이 없으며, 주월통합거점 경로당 등 5곳은 장애인 화장실에 물건을 쌓아놓거나 자물쇠가 고장이 나 장애인이 이용에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민인권실천단이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투표소 예정 장소 42곳을 조사한 결과 지하나 지상 2층 이상에 위치해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투표소 6곳을 확인했다. 이중 양3동 주민센터는 승강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서는 전체 투표소 예정 장소 230곳 중 46곳에서 장애인 편의시설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 지난해 편의시설이 부적절하게 나타난 투표소 50곳과 올해 신설 예정인 16곳 등 66곳을 대상으로 지난 16일부터 일주일간 조사했다. 현장 조사에는 중증장애인 7명이 직접 참여했다.

그 결과 투표소 15곳이 주 출입구 접근로 폭이 휠체어 이동에 편리한 1.2m보다 좁았다. 접근로의 기울기는 5.5도 이상으로 경사가 급했다.
투표소로 들어가는 내부에 출입구가 또 있는 경우에는 32곳에서 높이 2㎝ 이상의 턱이 있어 이동에 불편을 줬다.
내부 출입구 경사로도 37곳이 유효 폭 1.2m 이하이거나 기울기가 8도 이상으로 장애인들이 이동하는 데 불편했다.
장애인주차장과 투표소 사이 거리가 멀거나 이동하는 공간에 요철이 있어 울퉁불퉁하고 잔디로 인해 이동하기 어려운 곳도 있었다.
서귀포시 성산읍 제10투표소로 예정된 성산읍 삼달1리사무소는 주 출입구까지 경사가 심하고 주 출입구 바닥면 일부가 부서져 휠체어 이동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시 용담1투표소로 쓰일 용담1동노인복지회관도 출입구 뒷면 마룻바닥에 2㎝가 넘는 높이의 턱이 있어 휠체어 장애인이 스스로 이동하기에 어려웠다.

경기 수원 영화동 제5투표소로 예정된 영복여중은 학교 정문에서 투표소까지 8도가량 경사가 진 100여m의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수원시인권센터는 관내 306개 투표소에 대해 지난 2∼3월 평가를 한 결과 전체 투표소 306곳 중 146곳(47.4%)에서 주요 점검 사항 중 한 가지 이상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조사했다.
주요 문제점으로는 투표소 출입구 장애요인(70곳), 장애인 화장실 미설치(68곳), 임시경사로 미설치(57곳), 투표소 주변 급경사(22곳) 등이다.
유용한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정책기획팀장은 "부족한 편의시설의 경우 투표 지원인력으로 장애인 투표권 행사를 돕고 있으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최소한 법정 기준에 맞는 편의시설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와 장애인단체의 투표소 편의시설 개선에 대한 지적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와 선거관리위원회의 개선 작업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등이 투표 참여에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가능한 건물 1층 또는 승강기를 사용할 수 있는 2층에 투표소를 마련한다.
6·13지방선거 당일 경북에는 모두 967개 투표소가 설치된다. 이 가운데 건물 1층에 896개, 승강기를 사용할 수 있는 건물 2층에 66개 투표소를 마련한다.
나머지 5개 투표소는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 없어 지하나 승강기가 없는 건물 2층 등에 설치할 예정이지만 투표소 출입구에 임시 기표소를 마련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광주시와 시선관위는 모니터링 결과를 검토해 임시기표기 설치, 안내요원 배치, 임시경사로 설치, 적치물 정리 등 후속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광주시민인권실천단 관계자는 "일부 장애인 불편이 예상되는 곳이 있었지만 선거가 거듭될수록 사회적 약자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투표소 접근성 및 편의시설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원시도 수원시인권센터의 이동 불편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투표소 중 상당수를 다른 곳으로 변경했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소 91.1%(56개 투표소 중 51개소), 선거일 투표소 98.2%(279개소 중 274개소)를 1층이나 승강기 등이 설치된 곳으로 확보했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투표 안내서비스(ARS 자동응답시스템)를 하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통역사 31명을 투표소에 배치한다. 수화 통역이 필요할 경우 수화 통역사와 영상통화 연결 서비스를 제공한다.
휠체어 탑승차량인 '부르미'로 중증장애인이 투표소로 갈 수 있도록 한다. (최수호 여운창 김인유 장영은 고성식 기자)
ko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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