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임 결정(종합)
역대 3번째 연임 사례…11대 김성환 총재 이후 44년만
靑대변인 "한은 중립성·자율성 보장 문 대통령 의지 반영"
현 총재 연임 시에도 국회 인사청문회는 거쳐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이주열(66) 현 한국은행 총재를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했다. 한은 총재의 연임은 11대 김성환(1970~1978년) 전 총재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주열 현 총재를 지명했다"며 "이 총재는 통화신용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며, 재임 기간 한중, 한·캐나다, 한·스위스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국제금융 분야의 감각과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총재의 연임은 한국은행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미국·유럽은 중앙은행 총재가 오래 재임하면서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펼치게 한다"고 연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식견이 있고, 조직 내부 신망도 높아 한국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역대 세 번째 연임 사례가 된다. 김 전 총재에 앞서 2대 김유택 전 총재(1951∼1956년)가 한 차례 연임됐으나, 두 번째 임기 도중 사퇴한 바 있다.
다만, 앞선 두 총재는 금융통화위원장을 겸임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위상을 지닌 한은 총재의 연임은 이 총재가 처음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 총재는 강원 원주 출신으로 대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7년 한국은행에 입사한 이 총재는 한국은행 조사국장과 정책기획국장, 부총재 등을 역임하고 지난 2014년 총재로 임명됐다. 애초 이 총재의 임기는 이달 31일까지였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한은 총재는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며, 임기는 4년으로 하되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현직 총재가 차기 총재 후보자로 지명된 경우라도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이에 정부는 6일 예정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국회에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먼저 '다른 나라는 중앙은행 총재가 오래 재임하면서 통화를 안정적으로 이끄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우리나라도 적용 가능한지 살펴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기조로 20명 정도를 스크린해 최종적으로 3∼4명이 올라왔는데 거의 비슷한 정도였다"며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종적으로 올라온 3∼4명 중 검증에서 문제가 된 인물은 없었다"며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초기 스크린 과정에서 걸러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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