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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왜 안 와?"…지자체마다 버스 운행 줄어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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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왜 안 와?"…지자체마다 버스 운행 줄어 '아우성'

승객들 항의·민원 빗발…운전사 휴식 보장 강화 여파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출근 시간이 시작될 때부터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새벽부터 욕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경기도 화성시 교통 관련 부서 한 직원의 푸념이다.

버스운전사의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가 이어짐에 따라 휴식 시간 보장이 강화되면서 버스 운행 간격이 늘어나고 일부 노선의 경우 폐쇄 또는 단축됐기 때문이다.






13일 경기도 지자체에 따르면 버스운전사 휴식 보장으로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서울을 오가는 한 광역버스 노선의 경우 하루 운행횟수가 20회에서 17회로 줄었다.

이로 인해 지하철 등 다른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 동탄 지역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경기도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등에 따라 버스운전사들에게 1회 운행 종료 시 10분, 2시간 운행 시 15분, 4시간 이상 운행 시 30분의 휴식을 반드시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버스업체에는 180만원, 운전사에게는 1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화성시 관계자는 "지난 7월 경부고속도로 광역버스 교통사고 이후 화성시 관내 노선버스의 운행횟수가 평균 10% 줄었다"며 "이로 인해 최근 우리 부서 직원들은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한 명당 50∼60건의 항의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산시가 오는 16일부터 경부선 오산역과 화성지역을 연결하는 3개 노선의 버스 운행횟수를 줄이고, 2개 노선은 아예 1년간 운행 중지하기로 해 이같은 항의전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노선들은 경부고속도로 교통사고 버스 소속사인 오산교통이 운행해 왔다.

오산시는 관내 유일한 시내버스업체인 오산교통이 운행하는 18개 전체 시내버스 노선 중 이미 3개 노선의 운행을 중지했다.

오산시 관계자는 "오산교통의 적정 운전사 수는 160명인데 지난 7월 사고 직전 120명, 지금은 더 줄어 98명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버스운전사가 충원되지 않으면 관내 시내버스의 운행 감축과 노선 폐지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원시청 버스 관련 부서에도 버스 배차 간격 확대와 노선 단축 등에 따른 항의나 민원 전화가 쇄도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수원시 곡반정동에서 광교신도시까지 버스로 출근하는 박모(43)씨는 "전에는 25∼30분이면 오던 85번 시내버스가 요즘은 거의 한 시간에 한 대꼴로 오는 것 같다"며 "출근 시간마다 버스 타기 전쟁이다"라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85번 노선의 경우 지난 8월 10일부터 하루 운행횟수를 38회에서 32회로 줄였으나 배차 간격에는 3∼4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출근시간대 이용자들은 교통체증 등으로 버스가 과거보다 많이 오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 관내 지지대고개에서 화성 동탄역을 오가는 한 버스노선의 경우도 최근 운행 차량을 9대에서 6대로 줄이면서 하루 운행횟수가 8회 감소하고 배차 간격도 20∼35분에서 30∼70분으로 크게 늘었다.

호매실동에서 광교신도시를 오가는 한 노선은 아예 노선을 아주대 앞까지로 단축한 뒤 운전사들에게 휴식 시간을 주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버스운전사들의 휴식 보장을 위해 노선 단축과 운행횟수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라며 "현재는 버스기사 충원 외에 뚜렷한 방안이 없다"고 했다.

버스업체들은 기사를 충원하려 하지만 열악한 근무여건, 긴 근무시간, 낮은 임금 등으로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고속버스 업체들이 운전사 2천여명을 충원하면서 광역버스, 시내버스, 마을버스 운전사들이 연쇄적으로 이동해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지자체 관계자들은 전했다.

경기도가 2015년 말 기준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도내 버스운전사들의 하루 근무시간은 11시간으로, 서울이나 인천의 9시간보다 길지만, 월평균 급여는 293만원으로, 서울 385만원, 인천 308만원보다 낮다.

버스 1대당 운전사 수도 서울이 2.24명, 인천이 2.23명이지만 경기도는 1.6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교통사고 예방 등을 위해 운전사들의 휴식 시간은 당연히 보장해야 하지만 준공영제 도입 등을 통해 운전사 충원을 위한 대책이 먼저 마련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고속버스, 국토교통부 인가 M버스 등과 달리 도내 전역이 동일 요금인 도내 광역 좌석직행버스(일명 G버스)의 요금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가 책정하는 G버스 이용요금은 서울 강남에서 출발해 분당을 가거나 화성 동탄을 가거나 거리에 상관없이 2천400원으로 동일하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청에도 배차 간격 증가 등과 관련한 민원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며 "부족한 운전기사 충원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가 추진하는 버스준공영제가 그나마 최선"이라고 밝혔다.

도가 당초 올해 말 도입을 목표로 추진해 온 버스준공영제는 도의회의 반대로 시행이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다만 G버스의 동일요금제에 대해서는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kw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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