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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엔 장사 없다'…가족가치 중시 그리스서 가족 급속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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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엔 장사 없다'…가족가치 중시 그리스서 가족 급속 해체

시설 맡겨지는 아동 급증…아동 4분의 1이 빈곤 노출 추정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는 전통적으로 가족 간 강한 유대감을 자랑하는 나라이지만 2010년 이래 계속되는 경제난과 긴축 속에 아동 보호 시설에 자녀를 맡기는 부모들이 늘어나는 등 가족 해체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도 아테네에 위치한 국립아동보호소는 40∼50명의 아동을 수용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대기자 명단에만 최소 40명의 아동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2년 전에 비해 4배가량 증가한 수치라고 이로 제르바키 원장은 밝혔다.

100년 전 전쟁 고아를 돌보기 위해 설립된 이 시설은 최근엔 학대당한 아동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요즘은 멀쩡히 부모가 있는 아이들도 입소하고 있다.


2010년 재정 위기로 국가 부도 직전에 몰린 그리스가 국제채권단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은 이래 강도 높은 긴축이 이어지는 탓에 기본 생계마저 꾸리기 어려운 부모들이 자녀들을 시설에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현재 실업률이 25%에 달하고,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임금이 대폭 깎여 전체 어린이의 4분의 1 가량이 빈곤에 노출된 것으로 유엔은 추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가 없는 젊은 부모들은 연금을 받는 그들의 부모 세대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으나, 노년층 역시 2010년 이래 연금이 총 12차례나 깎이며 대폭 줄어든 연금으로 생활해야 하는 터라 한계로 내몰리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립아동보호소의 직원 안툴라 자르마쿠피는 "몇몇 아이들은 부모가 주말에는 데리러 온다는 걸 알기 때문에 '오늘이 금요일이냐'고 항상 묻는다"며 "그러나 일부 부모는 노숙자 신세이기 때문에 주말에도 자녀들을 데리고 가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계에 몰린 부모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이 시설 역시 국가 지원금이 깎임에 따라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르바키 원장은 국가 보조금이 대폭 줄어 음식과 옷 등은 기부에 의존하고 있고, 직원 월급도 절반밖에 줄 수 없다며 "앞으로 사정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좋아지려면 최소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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