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주가 폭락을 촉발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경기침체 우려가 과장됐을 수는 있지만 근거는 있다면서 7월 고용지표는 지금까지 나온 경기침체 경고 신호 중 가장 명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자리 성장세가 생각보다 훨씬 둔화했고 일부 산업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또, '삼의 법칙'에 따르면 지난 4개월 사이 3차례 실업률 상승은 경기침체가 이미 시작됐음을 시사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삼의 법칙은 실업률 3개월 이동평균치가 직전 12개월간 실업률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기침체에 진입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으로, 경기침체 위험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삼의 법칙을 만든 클라우디아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아니지만 3∼6개월 내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은 정말 커졌다"고 말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전날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현재 미국 경제를 당뇨 전단계에 빗대면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 경제가 경기침체 직전이며,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통상(0.25%포인트) 보다 큰 폭인 0.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SJ의 수석 경제해설가 그렉 입은 6일 실업률 상승, 주가 하락, 채권 장단기 금리 역전은 모두 경기 침체 징조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위험은 커졌어도 지금 침체에 빠진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은 연준이 침체 위험에 대응해서 신속히 큰 폭 금리인하에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안정된 경우에만 움직인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금 상승세 둔화, 실업률 상승, 유가 하락 등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버티지 못할 것 같지만, 만약 연준이 그런 예측을 신뢰하지 않으면 금리를 동결하고 침체라는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 경제학자는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FT가 6일 전했다.
실업률이 급상승하지 않고 물가 상승률은 연준 목표(2%)로 떨어지며 경제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실업률 외 거의 모든 실물 경제 지표가 성장하고 있고, 그중 일부는 강한 모습이다"라며 "경기침체로 들어간다고 자신하는 이들은 우리가 경제에 관해 이해하는 정도를 극적으로 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수석 경제학자를 지낸 어니 테데스키 예일대 교수는 미국이 여전히 완전 고용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도 역사적으로 볼 때 실업률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소비 둔화도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들이 나왔다.
자동차 대출과 신용카드 연체율이 특히 저소득 가구에서 상승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FT가 뉴욕 연은 자료를 인용해서 전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라이언 스윗은 "전체적으로 소비자 상황은 아주 좋은데 중저소득 가구 등의 약한 고리가 있다"고 말했다.
소득 최하위층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도 경제 전체를 끌어내릴 정도의 영향력은 없다는 견해도 있다고 FT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