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미국계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의 등장으로 영종도의 럭셔리 카지노·리조트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다음달 그랜드 오픈을 통해 ‘국내 대표 복합리조트’로의 부상을 노리고 있다. 반대로 파라다이스시티는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다. 두 리조트의 거리는 차로 10분에 불과하다. VIP 고객·인력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라다이스, 1위 자리 흔들리나
26일 모히건에 따르면 인스파이어는 다음달 5일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진행한다. 현재는 호텔, 아레나 공연장, 카지노 등 일부 시설만 열려 있다. 이 중 1만5000석 규모의 아레나 공연장은 인근 파라다이스시티엔 없는 시설이다. 국내에 19년 만에 생긴 외국인 전용 카지노, 5성급 호텔의 규모도 파라다이스시티를 압도한다. 인스파이어는 다음달 복합쇼핑몰을 추가로 열고, 올해 중순까지 1000석 규모의 푸드코트, 실외 테마파크 등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업계에선 국내 1위 카지노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의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벌써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인력과 관광객을 빨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스파이어가 연봉을 대폭 올려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카지노 딜러, 호텔리어 등 많은 인력을 데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 파라다이스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는 배경이다.
승패를 좌우하는 건 ‘카지노 VIP가 얼마나 오느냐’란 분석이 나온다. 카지노는 객실 매출이 한정돼 있는 호텔 사업과 달리 ‘천장이 없는 비즈니스’로 불린다. 한 사람이 많게는 수십억원씩 쓰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하루 만에 매출이 확 뛰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파라다이스는 매출 9942억원 중 75%(7430억원)가 카지노에서 나왔다. 업계에선 인스파이어가 국내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앞세워 파라다이스시티의 VIP 고객 유치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파이 키우기’ 긍정적 효과도”
파라다이스시티도 가만있을 리 없다. 파라다이스는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트립닷컴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중국 VIP뿐 아니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신시장 공략에 나섰다.일각에선 둘 사이의 경쟁이 ‘파이 뺏기’가 아니라 ‘파이 키우기’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스파이어의 등장으로 완전히 새로운 고객군이 유입되면 국내 복합리조트 산업 자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스파이어의 아레나 공연장을 활용한 K팝 공연 등으로 관광객을 더 끌어올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