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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그룹(옛 대림그룹)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DL케미칼이 ‘홀로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5년간 2조원을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 중견기업 규모의 석유화학사 이미지를 벗어나 세계 20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사진)의 구상이다.
상반기 보유 현금 1조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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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현물출자를 통해 DL케미칼은 DL이 보유하고 있던 DL에프엔씨와 카리플렉스 지분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DL→DL케미칼→DL에프엔씨·카리플렉스’로 이어지는 그룹 석유화학 사업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된 것이다.
DL케미칼은 향후 5년간 석유화학 사업에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케미칼이 지난 9일 친환경 핫멜트 접착제 생산을 위해 미국 렉스택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도 이 같은 계획의 일환이다.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DL케미칼의 올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208억원에 달한다. 1분기(385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 6월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곳간’이 넉넉해졌다. DL에프엔씨와 카리플렉스가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영업이익(연결 기준) 반영을 통한 보유 현금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DL케미칼은 개별 기준 올 상반기까지 53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 한 해 영업이익(640억원)에 버금간다. 올해는 1000억원을 무난히 넘을 전망이다. 회사는 DL에프엔씨와 카리플렉스 실적을 합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톱20 화학업체 목표”
DL케미칼의 주력 제품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폴리에틸렌(PE) 및 폴리부텐(PB)이다. PB는 윤활유, 건설용 접착 마감재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PB는 연 100만t가량이며 DL케미칼은 여수공장에서 연간 20만t을 생산한다. 작년 기준 시장 점유율 23.3%로, 세계 1위다.DL케미칼은 기존 합작법인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DL케미칼은 한화솔루션과 각각 지분 50%를 투자해 1999년 여천NCC를 설립했다. 여천NCC의 주력 제품은 에틸렌이다. 글로벌 화학기업인 라이온델바젤과 합작 설립한 폴리미래는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고 있다.
DL케미칼 투자는 김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SK텔레콤 상무 출신으로 2012년 대림산업 전무로 합류한 그는 7년 만인 2019년 부회장에 올랐다. 석유화학사업부 대표를 맡다 올초 DL케미칼이 분할된 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1966년생으로, 30대 그룹 전문 경영인 부회장 중 최연소다.
김 부회장의 목표는 ‘세계 톱20 석유화학사’다. 미국 화학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세계 20위 안에 포함된 업체는 LG화학(7위)이 유일하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 사업 확장 및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글로벌 화학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