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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시장 1위 업체인 SK가스가 액화수소 사업을 추진한다. 주력인 LPG 유통 사업이 저유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하자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다. 기존 사업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수소전기차 시장과 함께 성장이 예상되는 ‘수소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액화수소 기술 확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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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는 향후 수소차 시장이 커지면 수소도 액화 상태로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액화수소가 기체수소에 비해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수소를 연료로 쓰려면 액화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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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 관계자는 “2024년 완공 예정인 울산 LNG터미널을 활용해서 수소 충전소에 공급할 액화수소 생산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K가스는 석유공사와 KET를 설립하고 울산 북항에 총 270만 배럴 규모 LNG 저장탱크와 3대의 연료 수송선이 한번에 정박·하역할 수 있는 부두 등을 건립 중이다.
LPG 충전소를 수소 충전소로 전환,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전국 510여 곳의 SK가스 LPG 충전소가 대상이다. 액화수소 충전소는 기존 수소 충전소 규모 대비 4분의 1 면적으로 지을 수 있다. 회사 측은 “액화수소 충전소에 필요한 면적은 330㎡밖에 안 돼 도심 내 안전거리 규정을 충족하는 데 유리하다”며 “희망 점주를 대상으로 전환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가스는 시범적으로 작년 11월 인천 남동구에 LPG와 수소 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충전소(사진)를 설립한 바 있다.
신규사업으로 LPG사업 한계 돌파
SK가스가 수소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기존 LPG 사업이 한계에 부딪힌 탓이다. 국내 LPG 수요는 최근 10년 새 꾸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LPG 자동차가 2000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탓이 크다.수송용 LPG 수요는 최근 10년 새 연평균 3.8% 감소했다. 식당, 가정에서 쓰는 LPG(프로판)도 점차 쓰임새가 줄고 있다. LNG 보급으로 각 가정에 가스 배관이 연결된 영향이다. 가정·식당용 프로판 수요는 최근 10년 새 연평균 4%씩 줄고 있다.
SK가스는 이 같은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합작법인 형태로 SK어드밴스드를 설립하고 2016년부터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프로필렌을 생산 중이다. 이 회사는 작년 매출 7808억원, 영업이익 955억원을 거둬 사업을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SK가스는 세계 최초의 LPG·LNG 복합발전 사업도 진행 중이다. 울산 남구에 약 1조2000억원을 투입해 1GW급 발전소를 짓는 중이다. 2024년 말께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여기에 필요한 LNG 조달을 위해 KET 사업에도 참여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