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미군기지 장교숙소(외인아파트)가 다음 달 말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2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국토부는 다음 달 28∼29일 용산기지 외인아파트 개방을 알리는 공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15일간 일반 시민을 상대로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에 외인아파트가 개방되면 과거 116년간 외국 군대의 주둔지로 쓰였던 용산기지가 처음으로 우리 국민에게 문을 여는 셈이다.
이곳은 일제가 1904년 러일전쟁을 계기로 조선주차군사령부의 주둔지로 사용한 이후 일본군에 이어 미군이 주둔하면서 우리 국민의 출입이 금지됐다.
국토부는 작년부터 용산기지 버스투어를 운영해 왔으나 이는 한정된 인원이 버스를 타고 정해진 경로만 짧은 시간 둘러보고 나오는 것이었다. 반면, 이번 외인아파트 개방은 미군기지로 쓰인 일부 부지에 별도 출입구를 만들어 우리 국민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점에서 버스투어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기지 내 외인아파트는 4, 5, 7단지가 있는데 이번에 개방되는 아파트는 기지 동남 측 담장과 닿아 있는 5단지다. 현재 국토부는 5단지 내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와 담장 조성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외인아파트 내부에 체험객들이 용산공원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전시물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애초 국토부는 외인아파트를 활용해 단기 체류형 숙박시설 등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현재 용산기지가 용도상 자연녹지로 돼 있어 우리 국민이 숙박업을 할 수 없다는 규제가 있어 이는 장기 검토 과제로 돌리기로 했다. 미군이 이곳을 장교숙소로 사용했던 것도 우리 법과 상관없이 임의로 써온 셈이었다.
한편, 국토부가 4월 말로 예정된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날짜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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