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27일(현지시간) 한목소리로 대북압박 메시지를 쏟아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우리는 (북한에)충분히 속았다”며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대북제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동아태차관보는 국무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총괄하는 자리다.
스틸웰 지명자는 “우리는 북한 말만 믿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미국 안보에 가장 중대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가장 시급한 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제재를 해제해선 안되느냐’는 질의엔 “정확하다”고 답했다. 이어 “장기간의 인내심 있는 압박이 매우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하며 성급한 제재해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가 관찰한바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은 비핵화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교적 관여 정책이 대북관계에서 긴장완화에 기여했다”면서도 “군사력 측면에서 검증가능한 북한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태안보담당 차관보도 “지금까지 (북한의)비핵화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며 “북한의 위험한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립 데이비드슨 인도·태평양사령관은 미국이 직면한 ‘역내 5대 도전’ 중 첫손가락으로 북한을 꼽으며 “목전의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이 유엔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 선박간 환적을 이용하는 것과 관련해선 “중국이 자국 영해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가능한 비핵화(FFVD)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계속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 약속과 관련 “진짜 행동을 봐야할 시간”이라며 실제 이행을 촉구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