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핵담판 결렬
우라늄 농축시설로 추정
[ 이미아 기자 ]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핵심으로 거론된 영변 핵시설 외에 북한에 또 다른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이 새로운 핵시설 폐기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 회담 결렬 원인으로 지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2차 미·북 정상회담 합의 결렬 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시설보다 플러스알파를 원했다”며 “나오지 않은 것 중에 우리가 발견한 게 있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추가로 발견한 시설이 우라늄 농축과 같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에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고 전했다. “미사일도 핵탄두 무기 체계가 빠져 있어서 (핵)목록 작성과 신고 등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앞서 회담 의제로 고농축 우라늄(HEU)을 통한 핵프로그램을 내세웠다. HEU는 플루토늄 프로그램을 능가하는 북핵의 핵심으로 꼽힌다. 기술적으로도 진보된 형태인 데다 감시도 더 어려운 만큼 북한 비핵화 조치의 완성을 위해선 검증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국이 HEU 문제를 꺼냈다는 것은 핵시설 목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북한이 쉽게 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발견한 핵시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곳은 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이다. 평안남도 천리마구역 내에 있으며, 영변 핵시설의 두 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지난해 6월 “북한이 미국을 속이고 핵탄두와 미사일, 핵 개발 관련 시설 숫자를 줄이려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영변 외에 강선에서도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핵 안보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강선이 영변보다 먼저 지어졌으며 2000~4000개의 원심분리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의 70%를 핵무기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26~44개로 계산된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