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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위기에 작년 출자전환 '날벼락'
매도 행렬…주가 원금 34%로 추락
올들어 수주 낭보에 외국인 매수
전환 당시 주가의 91% 회복
[ 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5일 오후 4시33분
지난해 채무 재조정 발표로 ‘날벼락’을 맞았던 대우조선해양 공모 회사채 투자자들이 1년여 만에 출자전환 원금의 90% 이상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거래재개 후 한때 원금의 3분의 1 수준까지 추락했던 이 회사 주가가 올 들어 가파르게 반등한 덕분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950원(2.51%) 떨어진 3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투자자들이 지난해 8월 채권을 주식과 맞바꿀 당시 적용한 전환가액 4만350원의 91.45%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이들 투자자는 지난해 4월17~20일 열린 사채권자집회를 거쳐 전체 채권금액 1조5446억원 가운데 7991억원어치(투자자당 50% 이상)를 출자전환했다. 나머지 채권금액은 연 1% 금리의 ‘3년 거치 3년 분할상환’ 채권으로 바꿔 받았다.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거래 정지 후 1년3개월 만에 다시 거래된 지난해 10월30일 1만9400원으로 마감해 출자전환 참여자들을 망연자실하게 했다. 손실을 확정하려는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작년 12월엔 원금의 34.44% 수준인 1만390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올 들어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현금흐름이 좋아지면서다. 조선업황을 낙관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상선 중심의 신규 수주만으로도 연간 목표치 70억달러를 달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선가 상승이 소폭이나마 진행 중인 만큼 조선주 매수를 검토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세까지 뒷받침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이날까지 주가가 165.46% 뛰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 조선소들과 비교해 빠른 영업실적과 현금흐름 개선을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12개월 목표주가를 4만5000원에서 5만원으로 올려잡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상반기 3조원을 웃도는 영업손실로 도산 위기에 몰린 회사다. 산업은행은 이듬해 국책은행 주도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하고 4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해 말에는 10 대 1 주식 감자와 산은을 대상으로 하는 1조8000억원 규모의 출자 전환도 이뤄졌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산은은 2017년 3월 시중은행과 공모 사채권자들의 참여를 전제로 하는 2차 출자전환 계획을 공개했다. 공모 채권자들의 반발이 거셌지만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결합한 ‘P플랜(Pre-packaged Plan)’으로 압박해 가까스로 동의를 얻어냈다. 당시 공모 회사채 최대 투자자는 국민연금으로 39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어 금융투자업계가 3000억원, 우정사업본부가 1800억원, 사학연금이 1000억원을 각각 갖고 있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출자전환 당시 채권자들은 원금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회사채를 절반 미만 가격에 서둘러 처분하기도 했다”며 “당시 장기 투자를 결심했던 채권자들은 이제 원금 회복 이상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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