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그림자' 특집기사 게재
"문 대통령 임기 1년 지났지만 경제정책 추진력 못 얻어"
[ 유승호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중소 자영업자의 반발 등으로 한계에 부딪혔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을 동원한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도 외신에서 비판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되살릴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거인(중국)의 그림자’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추격과 급속한 고령화로 한국이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넘게 지났지만 경제정책이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FT의 심층 분석 지면인 ‘빅 리드(Big Read)’에 실렸다.
FT는 소득주도 성장이 한국의 기존 수출주도 성장 모델을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정책이라며 한국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이 선진국 제품을 모방해 싼값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고도성장을 이뤘지만 중국의 추격으로 이런 성장 모델에 더는 의존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FT는 이어 “문 대통령은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늘고 고용과 성장도 촉진되는 선순환을 기대하면서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금 인상을 감당할 수 없는 중소 자영업자의 저항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또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문 대통령이 경제 상황에 초조해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FT는 “한국 정부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집행하고 있지만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10% 선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이런 정책은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FT는 “급속한 고령화도 한국의 큰 도전 과제”라며 “구조 개혁에 당장 나서지 않으면 성장 궤도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도 최근 한국의 7월 고용동향을 보도하면서 “고용 부진이 문 대통령의 인기를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이 고용을 위축시킨다는 비판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역시 공공부문 위주 일자리 창출 정책은 단기적인 효과를 내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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