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시장 예상보다 적어
브렌트유·WTI 장중 3% 급등
[ 주용석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7월부터 산유량을 원칙적으로 하루 약 100만 배럴(세계 수요량의 1%) 늘리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실제 증산량은 하루 60만 배럴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적은 수준인 데다 증산이 없다면 올 하반기부터 하루 약 18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에서 ‘공격적 증산’이 아니라 ‘완만한 증산’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이날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장초반 3% 안팎 급등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산유량을 늘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증산에 적극적이다. 산유량을 늘려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사우디는 증산이 없다면 올 하반기부터는 하루 18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인도도 증산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가가 너무 높다”며 증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OPEC 내 3위 산유국인 이란은 증산에 반대해왔다. 미국이 이란과 맺은 핵협정에서 탈퇴해 원유 수출을 제재하는 상황에서 증산해봐야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이란이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OPEC과 러시아는 2016년 중반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지자 감산을 결정했다. 2017년부터 하루 생산량을 평균 180만 배럴 줄였다. 그 결과 현재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등에서 생산시설 문제로 예상 밖의 감산이 이뤄진 데다 세계경기가 회복되면서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OPEC이 증산에 나선 배경이다.
하루 100만 배럴 증산에 합의해도 모든 OPEC 회원국이 증산에 동참하기 어려워 실제 증산 효과는 이보다 작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OPEC이 완만한 증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이날 브렌트유는 장초반 배럴당 75달러 이상, WTI는 67달러 이상으로 각각 3%가량 올랐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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