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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두 "에너지 통로 키우니 열매 더 많이 맺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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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수팀 '체관 발달 조절' 첫 증명
네이처플랜트, 표지논문으로 선정



[ 박근태 기자 ] 식물의 신진대사를 촉진해 열매를 더 많이 맺게 하고 씨앗의 크기를 키우는 방법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황일두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사진)는 4일 “식물이 광합성 에너지를 공급하는 통로인 체관 수를 늘려 씨앗 크기를 키우고 열매를 더 많이 맺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고 밝혔다.

식물 생산성을 높이는 연구는 그간 대부분 광합성을 더 많이 일어나게 하거나 에너지 저장량을 늘리는 쪽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치며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진화한 식물의 생산성을 추가로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황 교수는 2010년 다른 시도를 하기로 했다. 식물이 이미 생산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도록 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황 교수는 식물의 에너지 이동 경로인 ‘체관’에 주목했다. 체관은 식물이 물에서 나와 오늘날 육상식물로 진화하게 된 결정적인 유전적 흔적이다. 황 교수는 “도로의 차선을 넓히면 물류 수송량이 늘어나듯 체관 수를 늘리면 광합성을 통해 생산된 당을 효율적으로 식물 몸속 곳곳에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애기장대와 담배 등 대표적 관다발 식물의 유전자 가운데 체관 형성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 후보군 100여 개를 찾아냈다. 이 중 체관 발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발견하고 ‘줄기(JULGI)’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진은 체관 수가 늘어난 식물의 씨앗 크기와 무게가 최대 40%까지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황 교수는 “식물 체내의 에너지 수송(분배) 능력과 생산성 사이의 관계가 처음으로 규명됐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 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플랜트는 이번 연구를 지난달 28일 인터넷판에 소개한 데 이어 연구적 가치를 인정해 6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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