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좋은 카카오M 대신 부진한 카카오주식 받는 건 손해"
[ 임근호 기자 ] 카카오에 흡수합병되는 카카오M이 18일 5% 넘게 급락했다. 국내 음원서비스 시장 1위인 카카오M 주식을 반납하고, 카카오 주식으로 돌려받는 게 당장은 큰 실익이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M은 5000원(5.10%) 하락한 9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카카오M 지분 76.4%를 가진 모회사 카카오가 카카오M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는 이날 1%대 상승 출발했으나 하락세로 돌아서 3000원(2.58%) 내린 11만3500원에 마감했다. 김소혜 한화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연결 실적에 이미 카카오M의 수익이 반영돼 있고, 카카오 주식 가치에도 카카오M의 지분 가치가 반영돼 있어 합병으로 인한 기업가치 변화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합병으로 카카오의 지배주주 순이익이 약 16% 증가하지만 주식 수도 약 700만 주 늘어나 주당순이익 증가폭은 약 6%에 그칠 전망이다.
합병에 대한 불만은 주로 카카오M 주주로부터 나오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거나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익성 좋은 카카오M의 음원 사업(멜론)이 실적이 부진한 카카오의 사업과 묶여 평가받게 돼 주가가 오르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카카오M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기준 21.7%로 2.9%인 카카오보다 월등히 높다.
배당이 줄어들 우려도 있다. 카카오M은 지난해 주당 573원을 배당해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 21%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주당 148원으로 9%에 그쳤다.
다만 카카오M도 경쟁 심화와 음원 사용료 징수 규정 변경 등으로 부침을 겪고 있어 합병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진단도 나온다. 전날까지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은 카카오가 22%로 카카오M(12%)보다 높았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사업은 카카오에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 AI 스피커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기능 중 하나가 음악서비스인 점을 감안하면 합병 시너지는 기대 이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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