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 특사단 파견 직전
노동당 지방조직에 보내
[ 이미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지난 2월7일 노동당 지방 조직에 “제2의 ‘고난의 행군’은 없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보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북한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편지에 ‘조선 인민에 제2의 ‘고난의 행군’은 없다. 머지않아 세계에 자랑할 승리를 경축하는 조선 인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고 전했다. ‘고난의 행군’은 1990년대 중·후반 수차례의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 극심한 경제난 등에 따른 체제 위기를 넘기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세웠던 구호다. 하지만 당시 수백만 명이 굶어 죽으면서 ‘고난의 행군’은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김정은이 편지를 보낸 시기는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특사단을 보내기 직전이다. 북한은 이틀 뒤인 2월9일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특사단을 한국에 파견했다. 김정은은 김여정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한 정상회담 의사를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김정은이 자필 편지를 보낸 건 중국의 경제 제재 조치에 따른 내부 동요를 잠재우려는 타개책”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개발권을 가진 철광산인 함경북도 무산광산의 조업이 지난 1월 정지되고, 중국에서 북한산 곡물 수입을 중단하는 한편 중국 각 도시의 북한 기업과 식당이 문을 닫자 북한 노동당의 각 지방 조직에서 “제2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는 식의 보고가 잇따랐다는 것이다.
신문은 “북한은 중국의 경제 제재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중국이 비핵화 과정의 보증인이 돼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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