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가 현 드라마 업계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이순재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덕구'(감독 방수인) 제작보고회에 방수인 감독, 정지훈과 함께 참석했다.
이날 이순재는 "요즘 드라마는 배우들을 혹사시킨다. 같은 대사를 20번씩 시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요즘은 감독이 뭘 요구하는지 모호할 때가 많다. 옛날엔 안 그랬다. 정확한 콘티가 있어서 어떤 앵글에서 뭘 찍는지 훤히 알기 때문에 배우들도 그에 대한 준비를 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이렇게 찍어보고 저렇게 찍다 보니 배우가 피곤해진다. 연기는 반복시켜서 나오는 게 아니다. 배우가 한 번 할 때마다 총력을 기울여서 하는데 그걸 어떻게 열 번, 스무 번씩 시키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순재는 "방수인 감독은 이준익 감독으로부터 배웠다. 촬영 과정을 보니 좋은 스승에게 배워서 고생을 안 시키더라. 그래서 스승이 중요한 것"이라며 "적정선을 찾아 편하게 작업을 끝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시나리오가 좋고 내가 주연이니까 참여하기로 했다. 감독이 누군지 몰랐는데 여류 감독이고 데뷔작이더라"며 "작가 출신이라 작품도 완벽히 이해하고 있을테니 영화화가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한대로 강해질 수 있는 진한 가족애를 감동적인 스토리로 풀어냈다.
국민배우 이순재와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아역 정지훈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오는 4월 5일 개봉.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