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女 컬링 스킵 김은정, 스톤 딜리버리 때 '휠라' 로고 선명
휠라, 2012년부터 컬링연맹 후원…"비인기 종목 후원이 기업가 정신"
휠라 "컬링 덕분에 가치로 따질 수 없는 브랜드 호감도 얻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의류 브랜드 '휠라'는 가장 큰 수혜를 누린 곳 중에 하나였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여자 컬링 대표팀의 의류 용품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의 단복을 지원했던 '노스페이스' 등을 제치고 이번 올림픽의 주인공이라 불릴만할 정도의 인기였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의 스킵인 김은정 선수가 스톤을 딜리버리할 때마다 왼쪽 무릎 아래에 붙어 있던 휠라 로고가 선명하게 보였다. 컬링은 게임당 2시간 안팎으로 구성돼 이 시간 동안 휠라 로고가 고스란히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특히 스킵이 스톤을 놓는 순간, 시청자의 몰입도가 높아지는 건 컬링 경기의 특성이다.
여자 컬링 대표팀 덕분에 휠라는 이번 올림픽에서 광고 효과를 한껏 누렸다. 그 효과에 대해 구체적인 액수로 따지긴 어렵지만 브랜드 선호도가 상당히 올라갔다는 것 만큼은 휠라 측도 동의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 이전까지 비인기 종목 중에 하나였던 컬링에 휠라가 용품 일체를 후원키로 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휠라는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에 가장 많은 후원금을 내고 있는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다.
2000년 대한빙상경기연맹 지원을 시작한 휠라는 2003년 대한스키협회, 2010년 대한레슬링협회, 2012년 대한체조협회, 2013년 대한사격연맹 등을 지원했다. 2014년에는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대한카바디협회, 대한조정협회, 한국비치발리볼연맹을 후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이 휠라 로고가 박혀 있는 의류를 입고 경기에 나선 것은 휠라가 2012년 대한컬링경기연맹과 공식 후원 협약을 체결하면서다. 경기복뿐만 아니라 스포츠 용품, 훈련에 필요한 일체 의류들을 모두 휠라가 지원한다.
서병덕 휠라코리아 스포츠마케팅팀장은 "스포츠브랜드로써 인기 종목뿐만 아니라 비인기 종목과 유망주에 대한 후원을 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에 부합한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었다며 "2012년 당시 관심을 받지 못하던 비인기 종목을 찾다가 컬링연맹을 후원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컬링 대표팀의 인기뿐만 아니라 휠라 브랜드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올라간 것은 회사 차원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서 팀장은 "올림픽이 끝난 직후라 매출과 연동시킬 수 없지만 여자 컬링 대표팀과 함께 휠라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다는 의견이 많아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휠라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전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에 포상금 1억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은메달 획득으로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준 여자 컬링 대표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이들에게 아낌 없는 지지를 보낸 국민적 성원에 뜻을 함께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휠라가 제공하는 포상금은 올림픽 메달 성적에 따른 포상금과 사상 최초 올림픽 메달 쾌거라는 값진 성과를 얻은 여자 컬링 대표팀의 사기 진작을 위해 추가 격려금을 더한 금액으로, 내달 중 대한컬링경기연맹과 경북컬링협회를 통해 지급할 예정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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