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센서 아닌 통신으로 구현
[ 노경목 기자 ]
LG전자가 4세대 이동통신 LTE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안전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차량이 주위 차량 및 인프라, 보행자 등과 상호 통신하며 주행할 수 있는 V2X(vehicle to everything)의 기초가 되는 기술이다.
LG전자가 이번에 발표한 기술은 LTE 통신을 이용해 주변 차량 위치와 방향, 속도를 파악하며 도로 교통정보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차량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라이다(LIDAR·레이저를 쏘아 사물을 인식하는 센서) 등을 통해 차량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경기 화성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과 과천 일대 일반도로에서 이 기술의 성능 검증을 했다. 해당 성능 검사에서는 ‘선행차량 급제동 경고’와 ‘전방 공사현장 경고’ 기술 등이 검증됐다. 선행차량 급제동 경고는 기상 악화나 시야 사각지대 등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선행 차량이 급하게 감속했을 때 뒤따르는 차량이 최소 제동거리에 도달하기 전에 경고 메시지를 받아 추돌 위험을 예방하는 기능이다. 독일 등 유럽 화물차에는 앞 차량에 가까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제동이 걸려 후방 추돌을 막는 기능이 이미 적용됐다.
LG전자의 기술은 차량 자체 센서가 아니라 차량 간 통신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공사현장 경고는 공사현장 정보를 미리 받아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공사 현장에서 일정 거리 안으로 진입한 차량의 운전자는 서행하거나 차로를 변경할 수 있도록 안전 경고 메시지를 받게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가 올해 초 제정한 LTE V2X 국제표준을 지원해 범용성이 뛰어나다”며 “해당 기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차량용 통신모듈인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2013년 이후 5년 연속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분야 판매망 및 영업력을 활용하면 이 기술이 업계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 10월에는 통신 반도체 대표기업 퀄컴과 5세대(5G) 통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소도 설립했다. LTE는 5G보다 속도가 느려 주행 관련 데이터를 모두 실시간으로 주고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자율 주행 커넥티드카 도입을 위한 중간 단계로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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