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 "가상화폐 투기적 … 안정성 없다"
비트코인 '광풍'… 1만달러 돌파
나스닥, 내년 선물 거래 추진
[ 김현석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공식 디지털 화폐를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약 1080만원) 이상으로 치솟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나스닥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이어 비트코인 선물을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사진)는 29일(현지시간) 뉴저지주(州) 럿거스대 강연에서 ‘비트코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말 투기 행위지만 비트코인의 기술에는 흥미로운 부분이 있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 말하기엔 이른 단계지만 Fed가 디지털 화폐를 제공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한때 1만1377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탄생’ 9년 만이다. 하지만 직후 9500달러까지 추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일부 경제학자는 Fed가 자체 디지털 통화를 내놓을 것을 촉구해 왔다.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영향을 미침으로써 변덕스러운 금융시장을 통하지 않고 경제를 더 잘 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선 비트코인 등이 이런 속도로 확산돼 대규모로 퍼진다면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중심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들리 총재는 “비트코인이 아직 달러의 경쟁자가 되기에는 너무 (규모가) 작다”며 “또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가치안정성이란 통화의 핵심 테스트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내년 2분기를 목표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비트코인 선물 상품은 주로 에너지 선물거래가 이뤄지는 나스닥선물시장(NFX)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도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연내 선물 거래를 준비 중인 상황에서 나스닥까지 뛰어들면 가상화폐 투자는 급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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