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경제계 리더 300여 명이 26~27일 미래 발전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한국의 한일경제협회와 일본 쪽 일한경제협회가 공동 주최한 연례행사로, 49회째다. 1969년부터 한 해도 거른 적이 없는 대표적인 양국 간 경제협력 협의체다.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일은 선의로 경쟁하며 공존하는 길밖에 없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서로 장점을 결합하고 지식재산권 협력 등으로 세계시장에서 함께 대응하자”고 말했다.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은 “앞으로 50년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할 차세대를 육성하고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소년과 문화 교류 확대를 강조했다. 모두 설득력 있고 현실성 있는 제안들이다.
이번 서울 회의의 논의내용을 종합하면 “경제인들이 앞장서 공존을 모색해야 하며, 양국의 장점 결합만이 서로 번영하는 길이다”로 정리된다. ‘격동하는 국제정세와 새로운 한·일협력의 방향’이란 주제에 딱 맞다. 한·일 경제인들의 협의는 최근 통상과 교역에서 드러난 중국의 거친 행보를 볼 때 더욱 의미가 깊다. 일련의 ‘사드 보복’은 중국이 과연 자유무역과 장벽없는 투자를 지향하는지, 개방경제로 나아갈 의지는 있는지 강한 의심을 들게 한다. 한·일의 경제연대 강화는 중국의 패권적 행태에 맞서면서 WTO 체제의 무역질서를 존중하도록 압박하는 강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양국 경제당국은 이런 협의내용을 정부 차원에서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한·일은 미래를 보며 협력해가야 한다. 정치인이나 양국 일각의 수구그룹 때문에 미래 세대의 공동 번영이 과거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절실하지만, 우리도 성찰할 게 많다. ‘징용노동자상’까지 세우는 게 진정 미래발전에 도움될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국가 간에도 근본 가치를 공유할 때 친구가 된다. 성숙한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한·일은 우방이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는 중국이 도를 넘는 사드 보복을 해오는 것도 국가적 지향 가치에서의 거리감과 결코 무관치 않을 것이다. 경제인들의 협력 의지를 발전시켜 정치적 거리도 좁혀야 한다. 경제뿐 아니라 안보에서도 양국 협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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