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모디 총리 정상회담
미국 웨스팅하우스 원자로 도입
두산중공업 설비 납품 가능성 90%
[ 안대규 기자 ] 두산중공업이 인도에서 1조원 규모의 원전 관련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고리 원전 1호기를 폐쇄하고,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도 중단하기로 하는 등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 대신 해외에서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2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 결과의 수혜를 볼 전망이다. 인도는 이번 회담을 통해 세계 최대 원전회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 ‘AP1000’ 6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인도와 재무적으로 어려운 웨스팅하우스를 살리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AP1000 6기는 기당 1150㎿급 전력을 생산하며 인도 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내년 착공될 예정이다.
발전업계에선 웨스팅하우스가 AP1000 6기 건설사업을 추진하면 핵심 설비를 모두 두산중공업으로부터 납품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웨스팅하우스가 설치한 AP1000에 핵심 원자로 설비를 납품해온 업체는 전 세계에서 두산중공업뿐이기 때문이다. 웨스팅하우스가 중국에 AP1000을 공급하면서 일부 기술을 현지에 이전해 중국 업체도 공급 능력을 갖췄지만 실제 해외에서 수주한 사례는 없다. 두산중공업은 세계에서 6기의 AP1000 관련 설비를 납품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인도와 중국 간 정치적 대립관계와 그동안의 수주 실적을 고려했을 때 두산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은 90% 이상”이라고 해석했다. 1기에 들어가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설비 가격은 1500억원가량이다. 두산중공업이 이번 미국과 인도 정상회담으로 1조원 규모의 원전사업을 수주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국내에서 ‘탈원전’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두산중공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원전부문 매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원전 관련 매출은 전체 매출 6조2000억원 가운데 15% 수준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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