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시흥아울렛 한 달 만에 150만명 방문했는데…
문재인 공약 '복합쇼핑몰 휴업' 아울렛 포함되나 전전긍긍
신규출점 제한도 업계 타격
"골목상권 보호 명분이지만 복합몰 대부분 교외에 있어"
[ 안재광 기자 ]
신세계는 지난달 신세계사이먼 시흥 아울렛을 열었다. 한 달 만에 150만여명이 다녀갔다. 휴일에는 방문객이 몰려 그냥 돌아간 사람도 많았다. 경기 서부권에 처음 생긴 대형 아울렛은 시민들의 쇼핑공간이자 레저시설이자 나들이 장소가 됐다. 그러나 이곳도 한 달에 두 번은 일요일에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이란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월 2회 공휴일에 문을 닫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아울렛도 의무휴업 가능성
유통업계는 복합쇼핑몰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아울렛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 긴장하는 모습이다. 복합쇼핑몰은 통상 백화점, 극장, 마트 등이 다함께 있는 대형 쇼핑 센터를 말한다. 지난해 신세계가 경기 하남에 문을 연 스타필드가 대표적인 복합쇼핑몰이다. 아울렛도 영업 방식이나 형태가 별반 다르지 않다.
유통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성장을 멈춘 상태에서 돌파구로 삼고 있는 아울렛, 복합쇼핑몰이 규제를 받으면 출구가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들의 더 큰 우려는 신규출점 제한이다. ‘도시계획 단계부터 복합쇼핑몰 입지를 제한해 진출을 억제하겠다’고 문 대통령은 공약했다. 골목상권 보호가 명분이다. 아울렛, 복합쇼핑몰이 주말에 쉬면 영세 자영업자들의 장사가 더 잘될 것이란 논리다. 하지만 이 논리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증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이 기존 상권과 거리가 있는 교외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 불편만 초래할 것”이란 주장이 그래서 나온다.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시간당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이들 업종에 많기 때문이다. 현재 최저임금은 6470원이다. 3500원가량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편의점은 매장당 200만원 안팎의 추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에선 추산한다. 편의점 점주 소득이 월 200만~400만원에 몰려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수가 적자로 돌아서게 된다.
◆유통 규제법안 현실화되나
국회에 계류 중인 유통관련 규제 법안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일을 월 2회에서 4회로 늘리는 법안을 업계에선 가장 경계한다. 이마트나 롯데마트는 주말에 점포당 평균 2억~3억원의 매출을 거둔다. 147개 점포를 보유한 이마트는 월 600억원 안팎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주말 매출이 평일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감안하면 연 매출의 5%가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면세점에 대한 의무휴업 도입, 대형 점포 개설 시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 명절 당일 대형점포 의무휴업 등에 관한 법안도 발의돼 있다.
새 정부의 공약과 관련해 유통업계에서 우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일부 있다. 대체 휴일제 확대, ‘샌드위치 데이’에 대한 임시공휴일 선포 등을 통해 내수 진작 효과를 내겠다는 내용이 공약에 포함돼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도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롯데마트는 사드부지 제공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현지 매장 대부분이 휴업 상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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