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우 기자 ] 편의점은 하루 24시간 불을 밝힌다. 라면과 삼각김밥을 놓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학생들, 계산을 마치자마자 걸음을 재촉하는 직장인,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쉬어가는 중년의 기사, 창고를 분주히 오가는 아르바이트생…. 거리 곳곳에 들어선 편의점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다.
대한민국에선 하루평균 10개꼴로 새로운 편의점이 문을 연다. 국내 편의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만2611개. 연간 매출은 5년 새 두 배로 불어나 20조원을 돌파했다. TV 홈쇼핑, 온라인 쇼핑에 밀려 어려움을 겪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달리 편의점 시장은 매년 10~20%씩 커지고 있다.
편의점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89년. 당시는 동네 슈퍼마켓을 대신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업체들의 치열한 서비스 경쟁을 거치면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요즘은 ‘24시간 만물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편의점 도시락과 1000원짜리 원두커피는 웬만한 밥집이나 카페 못지않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자랑한다. 은행과 우체국은 물론 주민센터, 꽃가게, 휴대폰 판매점, 물품 보관소 등의 기능까지 흡수하고 있다.
편의점의 고속 성장은 1인 가구 급증과 연관이 깊다. 싱글족의 소비 특징인 ‘근거리 쇼핑’과 ‘소량 구매’에 가장 잘 맞는 업종이다. 여기에 은퇴자를 중심으로 편의점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이 늘고, 취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종류가 다양해진 점도 시장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지금은 10~30대 젊은 층이 핵심 고객이지만 향후 노인, 여성 등을 겨냥한 경쟁에도 불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편의점이 잘나가는 이유, 유통산업의 변천사를 자세히 알아보자.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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