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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정책을 두고 투자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주요 경제 공약이 기존 미국 정책 기조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경제정책이 구체화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앞으로 미국 경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감세와 인프라 투자가 원활하게 전개되면서 성장세가 촉진될 수 있다. 하지만 재정지출 확대, 보호무역주의 등의 변수는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도 있다.
지난 14일 미국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과 맞물려 투자자들은 일단 채권보다 주식에 눈을 돌려야 한다.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이 미국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전통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국 주식에는 긍정적이란 얘기다. 트럼프 당선자가 저금리를 선호한다고 하지만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볼 때 채권 발행을 증가시키고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투자자에겐 채권 투자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 금융시장은 채권에 비해 주식 투자 여건이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인프라 투자 확대,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기계, 소재, 금융 관련 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
신흥시장에 대한 우려는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이 무역, 노동, 자본 측면에서 미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 통화 가치를 하락시켜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신흥시장에 비우호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과장된 측면이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 제품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을 제시했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 국가지만 동시에 최대 미국 국채 투자국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에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면 중국 역시 보복조치에 나설 수 있다. 현실적으로 보호무역정책의 수위는 상당 부분 조절될 것이다. 또 신흥시장은 2014~2015년 조정을 통해 환율과 물가 불안 요인이 상당폭 해소됐다. 신흥국 경기와 연관이 높은 국제 유가가 바닥을 확인했고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 역시 일정 부분 완화됐다.
최근 미국 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채권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금리 급등 때 채권시장의 심리가 회복되고 변동성이 줄어드는 데는 한두 달 정도가 걸렸다. 당분간 방어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지만 중장기적인 금리 상승 압력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상황이 달라서다. 당장은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국제 유가 상승의 기저 효과로 국내외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내년 2분기가 지나면서 가계대출 문제 등으로 인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자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 건 맞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무조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방향이 모색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이승희 < 국민은행 WM컨설팅부 투자전략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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