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법인세 인상 압박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지금은 법인세를 인상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지만 막무가내다. 야권의 법인세 인상 주장 근거는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를 내렸지만 기업 투자는 별로 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법인세 세수만 줄었다”는 것이다. 엊그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2~2015년 소득세 세수는 32.5% 늘었는데 법인세는 2% 감소했다”며 법인세 인상 필요성을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12년 45조9000억원이던 법인세 세수가 지난해에 45조원으로 줄어든 것은 분명히 사실이다. 따라서 얼핏 보면 법인세를 내렸더니 세수가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야권이 소위 ‘부자감세’라고 부르는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인하는 2009년에 시행됐다. 따라서 법인세 감세 효과를 제대로 따지려면 2009년 이후 세수 추이를 모두 살펴보는 게 옳다.
2009년 35조3000억원이던 법인세는 2010년 37조3000억원, 2011년 44조9000억원, 2012년 45조9000억원 등 2012년까지 연평균 9.4% 증가했다. 김 의원이 기준연도로 삼은 2012년은 법인세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해였다. 이후 2013년(43조9000억원), 2014년(42조7000억원) 2년 연속 줄다가 2015년 45조원으로 5.6% 늘었다. 올해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 5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2009년 법인세 인하 후 지난해까지 세수가 증가한 해는 4개년이었고 줄어든 해는 2개년이었다. 이 기간 중 단순 세수금액 증가율은 무려 27%나 된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이 중 세수가 최고치였던 해를 기준으로 이후 2년 연속 감소한 해를 포함, 2012~2015년 수치만 제시하며 법인세 인하로 세수가 줄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요즘 시쳇말로 ‘악마의 편집’을 한 셈이다. 하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모두 법인세를 내렸음에도 유독 이명박 정부만 부자감세를 시행한 것처럼 인용하는 것부터가 악마의 편집이다. 통계까지 편집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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