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한 우리은행·금호타이어
업황·실적에 거품 여부 따져봐야
[ 윤정현 기자 ]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상장사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만 매각을 전후로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수전 흥행 여부뿐만 아니라 업황과 실적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정부 보유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은 20일 전날과 같은 1만12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2일 최근 1년 내 최고가(1만1500원)를 찍은 후 숨을 고르고 있지만 지난해 말 대비 26.98% 뛰었다. 오는 23일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을 앞두고 최근 한 달 사이 주가는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중 30%를 4~8%씩 쪼개 팔기로 한 가운데 한국투자금융지주, 한화생명, 교보생명뿐만 아니라 대형 사모펀드(PEF)들도 관심을 보여 인수전이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점주주’ 방식이 매각 가능성을 높이면서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달 중 매각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시멘트도 올 4월 거래 재개 후 주가가 63.64%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발생한 횡령, 배임 혐의 때문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돼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간 거래가 정지됐다. 건설 분양 물량 증가에 원재료인 석탄값 하락으로 인한 긍정적인 업황 전망도 주가에 힘을 보탰다.
20일 지분 42.01%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낸 금호타이어도 올해 주가가 66.42% 뛰었다. 매각 가격은 1조원 안팎으로 11월 중순 예비입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냈다. 주가 상승으로 지분 가치는 올라갔지만 한편에서는 ‘매각 거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매각 이후 경영이 정상화된다 해도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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